지하철 2호선 교대역의 장애인화장실은 남녀공용이다. ⓒ박종태

“비장애인들은 남녀로 구분된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는데, 장애인화장실만 공용인 것은 장애인 차별 아닌가요?”

지하철 2호선을 자주 이용한다는 여성장애인 송모씨(지체장애 1급)는 분통을 터트렸다. 일(?)을 보려 장애인화장실을 이용할 때 남성과 마주치기도해 수치심을 느끼고, ‘무성’ 존재로 취급 받는 것 같다는 것이다.

특히 휠체어를 사용하는 송 씨는 남녀공용인 점 이외에도 이용이 불편할 뿐만 아니라 출입문 버튼이 계단 바로 옆에 있어 다칠 수 있다는 두려움을 내비쳤다.

실제로 점검한 결과 휠체어를 타고 설치된 경사로 올라와 남녀공용장애인화장실의 터치식자동문의 출입버튼을 누르려면, 바로 옆에 계단이 있어 떨어질 우려가 있었다.

비장애인과 시각장애인의 경우 보행 상 장애가 없어 비장애인화장실을 이용하고,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은 경사로를 이용하면 되기 때문에 계단을 없애거나 계단과 버튼 사이에 단단한 차단 막을 치는 것이 안전하다.

장애인화장실 내부에는 세면대 손잡이, 용변기 등받이가 없었다. 비상호출버튼과 휴지걸이는 장애인들이 손이 닺지 않는 위치에 설치됐다. 따라서 송 씨의 경우도 사용할 수 없다.

송 씨는 “무성 취급을 당하는데다, 현재 장애인화장실을 이용하려 해도 위험을 걱정해야 하고, 내부에 들어가도 곳곳이 불편 투성이”라면서 조속한 개선을 촉구했다.

한편 현재 서울메트로의 남녀공용장애인화장실은 38개 역 38곳에 달한다. 호선별로는 1호선 4개역, 2호선 10개역, 3호선 14개역, 4호선 10역이다.

하지만 남녀장애인화장실의 분리 설치는 지지 부진한 상황이다. 서울메트로는 내년 2호선 선릉역·양천구청역, 1호선 신설동역 등 3개 역의 공사만을 계획하고 있을 뿐이며, 예산 부족으로 1년에 3개 역사만 고쳐 나간다는 계획이다.

[설문조사] 2013년 장애인계 10대 키워드(20명 선정, 천연비누세트 증정)

휠체어를 타고 설치된 경사로 올라와 남녀공용장애인화장실의 터치식자동문의 출입버튼을 누르려면, 바로 옆에 계단이 있어 떨어질 우려가 있다. ⓒ박종태

공용장애인화장실 출입문 버튼 바로 옆에 계단이 있다. ⓒ박종태

공용장애인화장실 내부에는 세면대 손잡이, 용변기 등받이가 없다. 비상호출버튼과 휴지걸이는 손이 닺지 않는 곳에 설치됐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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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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