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립 중인 와동종합사회복지관 1층의 비장애인화장실 내에 마련된 장애인화장실은 출입문이 좁아 수동휠체어의 출입조차 힘들다. ⓒ박종태

안산시의회 한갑수 문화복지위원장(지체장애 3급)이 지역 장애인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이유는 안산시 와동 111-4번지 구와동주민센터에 지하1층∼지상4층 규모로 건립 중인 와동종합사회복지관의 장애인화장실 문제 때문이다.

와동종합사회복지관은 오는 12월 23일 준공 예정이며, 안산시는 설계 때부터 장애인들의 이용 편의를 위해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arrier Free)’ 인증 신청했지만 공간이 협소해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안산시 관계자는 좁아서 층 마다 비장애인화장실 입구에 장애인화장실을 따로 설치할 수 없어 자문을 구했다. 이때 공간이 협소한데 층마다 비장애인화장실 내에 장애인화장실을 설치하면 모두가 불편한 상황이 될 수 있어 1층만이라도 비장애인화장실 입구에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는 장애인화장실을 남녀로 구분해 설치하는 것이 현 상황에서 최적이라는 건의를 듣고 이렇게 진행할 것을 약속했다.

하지만 공사가 한창이 지난 7일 와동종합사회복지관을 상록수장애인자립생활센터 권달주 소장과 함께 장애인 편의시설을 둘러보기 위해 찾아가 보니 약속과는 달랐다.

장애인화장실이 1∼4층의 비장애인화장실 내에 마련돼 있어 성별이 다른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것은 물론 칸막이, 소변기, 출입문 등 전체적인 구조가 윤곽을 드러낸 수준인데도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 등이 이용하기에는 거의 힘들었다.

먼저 남성비장애인화장실에는 대변을 볼 수 있는 곳이 하나뿐인데, 이게 바로 장애인화장실로 비장애인들과 함께 사용해야 한다. 또한 외부에 세면대, 소변기 2개가 설치돼 있는데 소변기 칸막이와 장애인화장실 사이가 좁아 휠체어 장애인의 경우 소변기로 접근할 수 없다.

여성비장애인화장실은 화장실 3칸과 장애인화장실 1칸이 설치됐고, 세면대 2개가 설치될 예정이다. 그런데 내부가 좁아 전동휠체어와 전동스쿠터의 이동의 매우 힘들다.

특히 비장애인화장실 출입문은 터치식자동문으로 들어가는데 불편이 없었던 반면, 내부에 마련된 남녀장애인화장실의 경우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사용하기 어려운 접이식이다.

여기에 내부가 좁아서 용변기 설치를 하면 수동휠체어는 겨우 들어가지만 돌려서 접이식 출입문을 닫을 수가 없으며, 전동휠체어 및 전동스쿠터의 출입은 불가능하다.

안산시 관계자는 비장애인화장실 내에 장애인화장실을 설치한 것과 관련 “한갑수 위원장이 그렇게 설치를 하라고 시켰다”고 밝혔고, 한 위원장도 “맞다”면서 와동종합사회복지관 현장을 함께 보자고 제안했다.

이후 또 다시 와동종합사회복지관으로 이동, 장애인화장실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는 한 위원장, 박은경 안산시의원, 권달주 소장, 경기도보치아선수단 문광호 감독, 지역 장애인 등이 함께했다.

한 위원장은 현장을 보면서 휠체어를 사용하는 중증장애인들이 무엇 때문에 불편한 건지 모르겠다는 뜻을 나타내자, 장애인들이 내가 좁고 앞서 점검한 내용과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며 항의했다. 이후에도 서로 의견차를 보였다.

이 같은 상황 속 한 위원장이 여성비장애인화장실 내 화장실 2칸과 남성비장애인화장 소변기 1개 철거, 장애인화장실의 경우 칸막이 철거 후 바닥에 선을 그려 전동스쿠터로 이용이 가능한지 점검해보고 나서 다시 설치하자고 말해 마무리됐다.

자리를 함께한 장애인들은 “장애인당사자 시의원이면서 장애인단체의 의견 수렴도 없이 장애인화장실 설치를 지시해 장애인의 이용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1층의 장애인화장실 문제가 해결된다고 해도 2, 3, 4층의 장애인화장실도 문제” 등을 지적하며 불만을 나타냈다.

오는 12월 23일 준공 예정으로 공사가 진행 중인 와동종합사회복지관 전경. ⓒ박종태

1층 남성비장애인화장실 내부의 경우 휠체어 장애인이 소변기로 접근하기 힘들다. ⓒ박종태

여성비장애인화장실은 화장실 3칸과 장애인화장실 1칸이 설치됐고, 세면대 2개가 설치될 예정이다. 그런데 내부가 좁고, 출입문이 손이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사용하기 힘든 접이식이다. ⓒ박종태

여성장애인이 여성비장애인화장실 내부가 좁아 내에 설치된 장애인화장실의 출입이 힘들다고 하자, 세면대를 설치하면 얼마나 좁은지 줄자로 재보고 있다. ⓒ박종태

여성장애인이 여성비장애인화장실을 점검하고 하며, 출입하기에 어렵다고 설명하고 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