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성 98일날, 기자회견을 벌이고 있는 발달장애인법제정추진연대.ⓒ에이블뉴스

장애 부모들의 염원이었던 발달장애인법 제정이 6월 임시국회에서 물거품 되자, 발달장애인법제정추진연대가 100여일간 진행한 천막농성을 접고, 오는 8월 임시국회 통과를 목표로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간다.

발제련은 26일 오후 국회 앞 농성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발달장애인법안이 상임위에서 논의조차 되지 못한 현실에 아쉬움을 토로하는 한편, 8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통과할 수 있도록 8월부터 본격 투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발제련은 지난 3월21일부터 국회 앞 이룸센터 입구에서 98일간의 천막농성을 벌여왔으며, 약 125명의 국회의원이 발달장애인법 제정에 동의하는 성과가 있었다.

1인 시위, 100만인 서명전을 통해서도 10만명의 서명을 받는 등 법 제정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인 여론을 형성하는데 큰 성과가 있었다. 때문에 이번 6월 임시국회에서 법이 통과될 수 있겠단 희망을 가졌었다.

하지만 발달장애인법은 상임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안건이 상정만 되었을 뿐, 제대로 된 논의조차 하지 못한 채 다음 8월 임시국회로 넘어가게 됐다.

발제련 관계자는 “법안 심사가 늦춰지는 것은 국회와 복지부 차원의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복지부 역시 별도의 법안을 준비하는 등 정부 차원의 준비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올초 복지부는 장애인정책과 1순위 국정과제로 ‘발달장애인법 제정’을 약속했으며, 올 연내 제정토록 발표한바 있다. 이에 법 제정 자체는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법률 내용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에 대해서는 추후 국회와 정부의 협의와 조정의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발언 중인 한국지적장애인복지협회 김성조 회장(왼)과 한국장애인부모회 노익상 회장(오).ⓒ에이블뉴스

발제련은 개인의 서비스 요구에 따른 개인별지원체계 구축, 소득보장 제공, 일자리 및 거주시설 지원, 인권 보호 및 권리 옹호 등의 내용이 담기지 않는다면 발달장애인법은 껍데기 뿐인 법률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날 한국지적장애인복지협회 김성조 회장은 “농성장을 접게 돼 안타깝고, 발달장애인 당사자에게 죄송스러운 마음”이라면서도 “농성장을 접는 것은 결코 포기하는 것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이다. 8월 국회에서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성공하지 못하면 다시 또 내년으로 넘어가게 된다”고 말했다.

한국장애인부모회 노익상 회장도 “현재 발달장애인법은 별 논의 없이 끝났다. 복지부에서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수준의 답변정도만 내놓은 상황“이라며 ”다시 한 번 시작해야 한다. 지역 의원들에게 발달장애인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해 헛된 법이 아님을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 회장은 “법안에서 개인별 맞춤서비스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 예산이 부족하다면 부족한대로 단계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면서 “8월 국회에 반드시 통과될 수 있도록 앞으로의 투쟁은 더욱 강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발제련은 8월 임시국회 통과를 목표로 투쟁 강화를 위한 한 달간의 준비과정을 거치며, 8월부터 또 한번의 강력한 투쟁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철거 중인 농성장 모습.ⓒ에이블뉴스

"발달장애인법 제정하라" 외치는 장애 부모들.ⓒ에이블뉴스

기자회견문을 낭독중인 서울지역 장애부모들 모습.ⓒ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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