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입구 시각장애인을 위해 설치된 반구형 촉지도식 안내판. ⓒ박종태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는 지난 2007년 12월 개관한 이래 장애인들 간의 정보 교류, 화합의 장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건물은 지하 3층∼지상 10층으로 커피숍과 로비가 있는 지상 1층 커피숍, 일반 회사가 입주해 사용하고 있는 지상 6층∼10층을 제외하고는 모두 장애인들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하 1층과 지하 2층에는 각종 세미나, 회의를 열 수 있는 공간인 이룸홀, 누리홀, 대회의실 등이 마련돼 있다. 지상3층∼5층에는 한국장애인개발원을 비롯해 각 장애인단체들이 입주해 있다.

이처럼 이룸센터는 장애인들의 이용이 빈번한 곳이기 때문에 2008년 3월과 5월, 2010년 6월 각각 리모델링 공사를 통해 장애인 편의를 확충했다. 하지만 미흡한 부분이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최근 또 다시 일부 장애인 편의 시설을 개선한 이룸센터를 지난 18일 방문해 점검해 봤다.

건물 입구에는 시각장애인들에게 건물을 안내하는 촉지도식 안내판이 손끝으로 점자를 읽기 편한 반구형으로 설치됐으며, 그 안에는 점자를 읽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유도기와 직원호출버튼이 있다.

중증장애인들이 화재 등 재난 시 안전하게 탈출 할 수 있는 대책은 미흡해 보였다. 화장실 옆에 입구의 턱이 높은 조그마한 베란다와 건물 계단에 설치된 ‘긴급 피난용 계단 이송기구’만 있을 뿐이기 때문으로 휠체어를 사용하는 중증장애인 등이 대피할 수 있는 베란다 또는 경사로가 필요한 것.

장애인화장실은 지하 1층, 지상2층∼4층에 각각 남녀로 구분돼 마련됐고, 출입문도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의 이용이 편한 터치식자동문이다. 아쉬운 것은 장애인화장실이 없는 1층에 다른 층으로 유도하는 안내 문구가 보이지 않은 점이다. 물론 과한 생각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1층 로비의 경우 장애인들의 이용이 빈번한 것을 감안하면, 필요한 조치로 보인다.

장애인화장실 내부를 살펴보면 지하1층과 지상 2층의 용변기 등받이는 거리조절이 안되고, 지상3층∼5층의 용변기 등받이는 딱딱한 플라스틱으로 중증장애인들의 이용 불편을 초래한다.

용변기 등받이는 2개의 판스프링으로 신체의 편안함을 주도록 허리와 등을 감싸주어야 하며, 안정감 있는 자세를 유지시켜 줄 수 있도록 15도 뒤쪽으로 기울어져 있어야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또한 현장 연건에 따라 거리조절도 할 수 있어야 한다.

공통적으로 세면대 손잡이가 설치돼 있지 않아 목발을 사용하는 중증장애인들이 넘어져 다칠 위험이 있다. 손잡이를 설치할 때에는 용변기 방향의 경우 상하 가동식을 설치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의 이동 공간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해야 효율적이다.

또한 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손을 닦고 말리는 핸드드라이어기가 없었고, 불편한 페이퍼 타올 휴지가 설치됐다.

일부 장애인화장실의 휴지걸이와 비상호출버튼은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최적의 위치에 설치돼 있지 않았다.

비장애인화장실 입구로 들어가는 벽면에 화장실 내부를 알려주는 촉지도식 안내판이 설치됐는데, 시각장애인이 손끝으로 점자를 읽기 불편한 부식형이며, 그 밑에 점자블록도 있다. 하지만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입구로 들어가는데 점자블록이 불편을 주기 때문에 촉지도식 안내판과 점자블록을 장애인화장실 입구와 복도가 맞닿은 벽면과 그 밑바닥으로 옮겨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남성비장애인화장실의 경우 소변기에 손잡이가 설치됐지만, 소변기가 짧아 바닥까지 내려오는 제품으로 교체가 필요하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도 소변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장애인단체의 사무실 입구 벽면에는 점자표지판과 그 밑바닥에 점자블록이 한 장씩 설치돼 있어 시각장애인들의 이용 편의를 도모했다. 하지만 대회의실 등이 있는 2층의 경우 벽면에 점자표지판만 설치됐을 뿐 점자블록을 없었다.

3층 통로의 벽면에는 핸드레일 손잡이가 설치됐는데 시각장애인에게 각 실을 알려주는 점자표지판이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한국특수교육총연합회 입구의 핸드레일 손잡이에만 설치됐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국지체장애인협회 등에는 핸드레일 손잡이에는 설치돼 있지 않은 것이다.

2층 휴게실에 설치된 탁자는 낮아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이 이용하기 힘들었다. 지상 1층에서 지하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의 미끄럼 방지 논슬립의 경우 짙은 회색으로 저시력 장애인들이 구분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계단 입구, 참 부분, 끝 부분만이라도 구분하기 쉬운 노란색 또는 황색으로 설치해야 한다.

이 밖에도 이룸센터에는 수동휠체어를 타고 온 장애인의 이동 편의를 위해 1층에 전동휠체어를 비치했다.

이룸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장애인개발원 관계자는 “영등포구청에 화재 등 재난 시 대피할 수 있는 경사로 설치를 신청해 놓은 상태”라면서 “불편한 장애인 편의시설은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룸센터는 지난 4월 한국토지주택공사에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을 신청한 상태다.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전경. ⓒ박종태

좁은 1층 비장애인화장실 출입구. ⓒ박종태

3, 4, 5층 각실 출입문 옆에 실과명 점자안내판, 그리고 그 밑 바닥에 매립형 점자블록이 설치됐다. ⓒ박종태

대회의실 등이 있는 2층의 경우 벽면에 실과명 점자표지판만 설치됐을 뿐 점자블록을 없다. ⓒ박종태

2층과 3층 남녀장애인화장실에는 세면대 손잡이가 설치돼 있지 않아 목발을 사용하는 중증장애인들이 넘어져 다칠 위험이 있고, 휴지걸이도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사용하기 편한 최적의 위치에 설치돼 있지 않았다. 반면 비상호출버튼은 최적의 위치에 설치됐다. ⓒ박종태

3, 4, 5층 남녀장애인화장실 내부는 공통적으로 세면대 손잡이가 설치돼 있지 않아 목발을 사용하는 중증장애인들이 넘어져 다칠 위험이 있고, 비상호출버튼도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사용하기 편한 최적의 위치에 설치돼 있지 않았다. 반면 휴지걸이는 최적의 위치에 설치됐다. ⓒ박종태

건물의 모든 남녀장애인화장실에는 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손을 닦고 말리는 핸드드라이어기가 없었고, 불편한 페이퍼 타올 휴지가 설치됐다. ⓒ박종태

비장애인화장실 입구로 들어가는 벽면에 화장실 내부를 알려주는 촉지도식 안내판이 설치됐는데, 시각장애인이 손끝으로 점자를 읽기 불편한 부식형이다. ⓒ박종태

이룸센터 실내 계단 참부분에 설치된 '긴급 피난용 계단 이송기구'. 화재 등 재난 시 휠체어를 사용하는 중증장애인들이 안전하게 대피하기에는 부족하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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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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