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구 항동 푸른수목원 정문. ⓒ박종태

서울 구로구 항동 저수지 주변이 10년의 정비 끝에 '푸른수목원'으로 탈바꿈, 지난 5일 개원했다.

푸른수목원은 서울광장 8배 규모인 10만 3,354㎡에 1,700여 종의 다양한 수목과 초화류가 어우러진 서남권 대표공원이다.

그동안 서울시 전체 1인당 공원 면적(16.19㎡)의 20%도 미치지 못했던(3.86㎡) 구로, 금천 등 서남부 5개 지역의 장애인을 비롯한 주민들이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푸른수목원은 침엽·활엽수원, 식용식물원 등 수종에 따라 특색 있는 산림식물원지구, 저수지와 각종 수생식물이 어우러진 습지·계류식물원지구, 향기원(허브원)와 프랑스정원 등 다양한 주제의 정원이 가득한 테마가든으로 나뉜다.

무엇보다 턱없는 건축물과 경사도 8% 이하의 산책로 등 장애인을 배려한 무장애수목원이며, 습지에는 완만한 경사의 다리가 있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의 이동이 편리하다.

하지만 11일 직접 찾아가 이외 '장애인 편의 시설'을 점검한 결과, 곳곳에서 '옥의 티'를 발견할 수 있었다.

먼저 정문 앞 주차장에는 장애인전용주차구역 겸 여성전용주차구역이 마련돼 있어 이용 장애인의 불편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바닥이 울퉁불퉁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의 경우 이동 불편이 뒤따를 것으로 보였다.

푸른수목원 곳곳에는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이 앉아서 쉴 수 있는 탁자가 없다. 비장애인들이 불편 없이 쉴 수 있는 관리소 옆 의자와 붙어 있는 탁자, 곳곳에 원두막을 설치한 것과 대비된다.

정문 앞에 마련된 비장애인화장실과 남녀장애인화장실도 문제다. 벽면에 비장애인화장실 마크는 붙어 있었던 반면, 장애인마트는 없었다.

남녀장애인화장실은 장애인만이 아닌 다용도 즉, 가족도우미 화장실로 사용되고 있다. 출입문은 미닫이인데다 무거워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은 사용하기 힘들며, 문고리 잠금장치 사용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입구에는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의 이동 불편을 초래했다.

내부는 넓고 용변기에 비데가 설치됐고, 어린이 용변기, 기저귀 교환대 등이 설치돼 있다. 하지만 휴지걸이, 비상호출버튼은 없었고 장애인들이 사용하는 세면대의 양쪽 손잡이가 튀어 나와 전동휠체어 및 전동스쿠터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의 이동을 방해했다.

비장애인화장실을 살펴보면 벽면에 시각장애인이 손끝으로 만져 성별을 알 수 있는 점자표지판이 설치돼 있지 않았고, 그 밑바닥에 점자블록은 없었다.

남성비장애인화장실의 경우 손잡이가 설치된 소변기가 없어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들이 넘어져 다칠 위험이 있다.

관리소사무소 앞 배수로는 수동휠체어의 앞바퀴가 빠질 정도로 공간이 넓어 안전사고가 우려됐다. 배수로 덮개를 설치하면 문제가 해결된다.

이에 대해 푸른수목원 관계자는 "장애인화장실에 휴지걸이를 설치하지 않은 것은 비데를 설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뒤 "장애인들이 불편한 사항에 대해 빨리 개선되도록 서울시에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정문 앞 주차장에는 장애인전용주차구역 겸 여성전용주차구역이 마련돼 있어 이용 장애인의 불편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바닥이 울퉁불퉁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의 경우 이동 불편이 뒤따를 것으로 보였다. ⓒ박종태

남녀비장애인화장실 마크는 붙어 있는 반면, 장애인화장실 마크는 없다. ⓒ박종태

남녀장애인화장실 출입문은 무거운 미닫이문이다. ⓒ박종태

남녀장애인화장실은 장애인만이 아닌 다용도 즉, 가족도우미 화장실로 사용되고 있다. 내부는 휴지걸이, 비상호출버튼은 없었고 장애인들이 사용하는 세면대의 양쪽 손잡이가 튀어 나와 전동휠체어 및 전동스쿠터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의 이동을 방해한다. ⓒ박종태

남성비장애인화장실에는 손잡이가 설치된 소변기가 없어 목발을 이용하는 장애인이 넘어져 다칠 위험이 있다. ⓒ박종태

관리소사무소 앞 배수로는 수동휠체어의 앞바퀴가 빠질 정도로 공간이 넓어 안전사고가 우려됐다. 배수로 덮개를 설치하면 문제가 해결된다. ⓒ박종태

습지에는 완만한 경사의 다리가 있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 등이 이동하기 편하다. ⓒ박종태

푸른수목원 곳곳에는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이 앉아서 쉴 수 있는 탁자가 없다. 비장애인들이 불편 없이 쉴 수 있는 관리소 옆 의자와 붙어 있는 탁자, 곳곳에 원두막을 설치한 것과 대비된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