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역 승강장에 설치된 소형고압점자블록. ⓒ박종태

서천역에 잘 못 설치된 점자블록의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본지는 지난 1월 28일 장항역, 서천역, 판교역 등의 승강장에 점자블록이 규격 외 제품인 '소형고압점자블록'으로 설치돼 있어 개선이 요구된다는 보도를 했다. 하지만 3개월이 지난 현재에도 개선은 요원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고, 또 다른 시각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이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8일 대전MBC 기자, 충남시각복지관, 시각장애인연합회 서천지회의 관계자들과 서천역을 점검한 결과 승강장에 설치된 '소형고압점자블록'은 그대로였다.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의 편의 증진에 관한 법률'을 충족하지 못한 제품인데, 교체가 이뤄지지 않은 것.

시각장애인에게 역사구조를 알려 주는 '촉지도식안내판(점자안내판)'은 손가락 끝으로 만져 읽기 힘든 '부식형'인데다가 그 안에 점자를 읽지 못하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음성안내기와 직원호출버튼이 없었다.

특히 서천역 상·하행선 승강장 엘리베이터에는 시각장애인들이 리모컨을 누르면 엘리베이터 방향을 알려 주는 음성유도기가 설치됐지만, 용산방향 승강장 엘리베이터 음성유도기가 작동을 하지 않았다. 더욱이 용산방향 승강장에서 리모컨을 누르면, 장향방향 승강장 음성유도기가 작동해 시각장애인들이 오인해 철길로 떨어질 위험도 있었다.

점검을 같이한 한 시각장애인은 한쪽의 음성유도기가 작동을 하지 않으면 시각장애인이 위험에 처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시급히 개선해야 하고, 소형고압점자블록도 마찬가지라고 주문했다.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은 방송사가 취재에 들어가자 점검이후 곧바로 음성유도기 관련 문제를 해결했지만, 그 동안 미작동 또는 오작동 돼 왔던 것을 볼 때 시각장애인들의 안전을 외면하고 있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점자블록과 관련 책임이 있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의 관계자는 "현재 공사 업체를 선정한 상태로 설치된 '소형고압점자블록'은 곧 교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천역 관계자에 따르면 서천역의 경우 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 공사를 한 후 코레일(한국철도공사)에서 인수를 해야 하지만 역사에 장애인편의시설 뿐만 아니라 부실공사 문제로 인수를 거절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일 점검에서 서천역 용산방향 승강장 엘리베이터에 설치된 음성유도기는 작동을 하지 않았다. ⓒ박종태

지난 8일 점검에서 시각장애인이 용산방향 승강장에서 리모컨을 누르면, 반대편 장항방향 승강장의 엘리베이터에 설치된 음성유도기가 작동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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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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