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훈 KBS 앵커의 계약 해지를 놓고, 장애계의 반발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앞서 지난 2011년 이 앵커는 중증의 시각장애로, 523 대 1이라는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세계 최초로 공중파 방송인 한국방송공사(KBS)의 뉴스 앵커로 채용됐다.

KBS 역시 이 앵커를 채용하면서 "2009년 영국 민영방송에서 안면 변형 장애인을 1주일간 뉴스 진행자로 기용한 적은 있지만 시각 장애인이 뉴스의 고정 코너를 진행하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렵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적이 있다.

하지만 최근 KBS가 근 1년 만에 이창훈 씨의 계약을 해지하고, 후임 계약직 장애인 뉴스 앵커를 공개 모집하고 있는 상황.

이에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는 8일 성명서를 내고, “자사내에서도 '장애인 앵커와 비장애인 앵커의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이창훈 앵커 기용은 성공적'이라고 평가해오던 이창훈 씨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다른 장애인 앵커를 모집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가 없다“며 ”그동안 이창훈 씨를 한 명의 전문 뉴스 앵커로 여긴 것이 아니라 자사를 홍보하는 모델 정도로 생각한 것이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세간에서 일고 있는 최초의 장애인 뉴스앵커가 한국방송공사의 이미지 홍보를 위한 일회성 대상이 아니었냐는 오해에 대한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한국방송공사는 이창훈 씨를 정규직으로 전환해 장애인 뉴스앵커가 방송인으로서 전문성을 키우며 지속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에서도 성명서를 통해 “이창훈 앵커는 단순히 우리나라 최초의 지상파 TV뉴스의 첫 앵커라는 의미이상의 상징성이 있다. 많은 장애인들에게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음을 보여 주었고, 또 우리사회의 만연된 장애인과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해소하는데 긍정적인 인식을 확산시키며 적지 않은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초의 장애인 뉴스앵커가 KBS의 이미지 홍보를 위한 일회성 앵커는 아니냐는 오해가 일고 있다. 이러한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KBS가 이창훈씨를 비롯한 제2, 제3의 장애인 앵커들이 실질적인 방송인으로서의 역할을 지속 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애인들 사이에서도 “이창훈 앵커가 좀 오래 근무하게 하지, 정규직으로 채용해라”, “장애인이 얼굴마담이냐”, “공영방송 자격이 의심 스럽다”, “이창훈 앵커의 목소리가 계속 듣고 싶다” 등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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