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청 정문 마당에 설치된 점자블록. 중간 중간에 떨어져 나간 곳이 있어 시각장애인들의 이동 불편을 초래한다. ⓒ박종태

서울 도봉구청 곳곳의 장애인 편의시설이 미흡, 장애인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지난달 27일 지하2층∼지상 16층 규모의 도봉구청을 방문해 장애인 편의시설을 점검한 결과 구청 마당에 시각장애인들의 보행을 위해 설치된 선형 블록은 여기저기 떨어져 나가고 없어져 제구실을 못하고 있었다. 정문의 출입문은 여닫이문으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이 사용하기 불편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을 살펴보면 1층 출입문에는 황색의 점자블록, 1층 계단에 손잡이(핸드레일) 점자표지판이 양호하게 설치됐다.

반면 1층 계단 입구, 1층∼2층 각 실과 출입문에는 바닥의 색과 같은 진한회색 점형블록이 설치돼 있어 저시력(약시) 장애인들이 인식하기 힘든 불편이 있다.

이는 "점자블록의 색상은 원칙적으로 황색으로 사용하되 바닥재의 색상과 비슷해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다른 색상으로 할 수 있다"고 규정된 현행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법 시행규칙'과 상반된다.

장애인화장실은 지상 1층과 2층에 남녀로 구분돼 마련돼 있으며, 노인장애인복지과가 있는 3층은 여성장애인화장실, 구내식당 등이 있는 4층에는 남성장애인화장실이 각각 설치돼 있다. 이중 1층과 2층의 경우에는 비장애인화장실이 각각 2곳이 있는데, 남성장애인화장실은 좌측, 여성장애인화장실은 우측에 있다.

하지만 모두 출입문이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이 사용하기 힘든 여닫이문이었으며, 노인장애인복지과의 출입문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장애인화장실 내부는 공통적으로 용변기 등받이, 비상호출버튼이 없고 세면대 손잡이가 없어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들이 이용 중 자칫 넘어질 우려가 있었다. 휴지걸이도 사용하기에는 최적의 위치가 아닌 조금 높은 곳에 설치됐다.

시각장애인들에게 성별을 알려 주기 위해 비장애인화장실 입구 벽면에 설치돼야할 점자표지판은 장애인화장실 벽면에 설치돼 있었다. 시각장애인들의 경우 비장애인화장실을 이용하기 때문에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

이와 관련 도봉구청 담당자는 "정문 마당 점자블록은 겨울이라 공사를 못하고 있어 날씨가 풀리면 공사를 할 것"이라며 "장애인화장실 등의 편의시설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최소한 1층 장애인화장실과 3층 노인장애인복지과의 출입문을 터치식자동문으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향후 설치의 뜻"을 나타냈다.

2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에 바닥의 색상과 비슷한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다. 때문에 저시력 장애인들이 점자블록을 인지하기 힘들어 사고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박종태

2층 교통민원실 앞의 점자블록도 바닥색과 같다. ⓒ박종태

2층 세무민원실 앞에도 바닥의 색과 같은 점자블록이 설치됐다. ⓒ박종태

노인장애인복지과가 있는 3층에는 여성장애인화장실 한 곳만 마련돼 있다. 출입문은 여닫이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이 사용하기 힘들고, 입구 벽면에 시각장애인에게 성별을 알려주는 '점자표지판'이 설치돼 있는데 비장애인화장실 입구 벽면으로 옮겨야 한다. ⓒ박종태

도봉구청의 모든 장애인화장실의 내부는 공통적으로 용변기 등받이, 비상호출버튼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세면대 손잡이도 없어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들이 자칫 넘어질 위험이 있다. ⓒ박종태

1층에 마련된 남성장애인화장실과 여성장애인화장실은 서로 떨어져 있어 비장애인화장실 입구에 마련돼 있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사진은 안내 문구. ⓒ박종태

3층에 위치한 노인장애인복지관의 출입문은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이 사용하기 어려운 여닫이이며,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과 '점자안내판'이 미설치됐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