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생존연대 남경우 회원 모습. 장애인자립생활보장법제정과 활동보조서비스 하루 24시간 촉구를 위한 발언을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이제 장애인들도 자기결정에 의해서 삶을 꾸려 나갈 수 있어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하루 24시간 활동보조서비스와 장애인자립생활보장법 제정이 필요하다.”

시설생존자연대 남경우(27세·뇌병변장애1급) 회원은 28일 오후 이룸센터 앞에서 열린 ‘국회 앞 1인 시위 200일 경과 기자회견’에서 이 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시설생존자연대는 지난해 7월 27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반시설 운동의 선봉으로 나아갈 것을 다짐하는 발대식을 갖고 공식 출범했다.

시설생존자연대는 단체와 단체가 연합해 결성된 것이 아니라 시설에서 나온 장애인당사자 한명 한명과 이를 지지해주는 한명 한명이 모여 뜻을 이루고자 결성된 개인단체다.

시설생존자연대는 지난해 8월 13일부터는 반시설과 장애인자립생활보장법을 위한 국토대장정과 함께 국회 앞에서 장애인자립생활보장법 제정과 활동보조서비스 720시간 확보를 위한 ‘1인 시위’를 벌여왔다.

지난해 9월에는 국회 앞에서 비오는 중에도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시설생존연대 회원(휠체어장애인)을 한 경찰관이 우산을 받쳐주는 모습이 트위터에 공개되면서 회자되기도 했다.

현재 장애인자립생활보장법 초안은 마련된 상태로 활동보조서비스 하루 24시간 보장 등이 담겨 있으며, 이이에도 장애인에 필요한 주거, 일자리 보장 등을 기본적인 틀로 하고 있다.

시설생존자연대는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초안을 보강한다는 계획이다.

남경우 회원은 “12살부터 22살까지 장애인생활시설에서 지냈다. 시설에서 짜놓은 일정에 따라 움직여야 해 정말 싫었다. 시설에서 내 삶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부모들이 있는 집으로 돌아왔지만 변한 것은 그다지 없었다. 일정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었다. 사육을 당하는 느낌 이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가까운 일본의 경우 장애인에 활동보조서비스를 하루 24시간 보장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충격을 받았다”며 “우리나라는 왜 24시간이 보장되지 않는지 의문스럽다”고 토로했다.

우리나라도 충분히 마음만 먹으면 중증장애인들에 하루 24시간 활동보조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발생한 중증장애인들의 죽음을 환기하면 ‘다음은 내가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에 항상 사로잡혀 있다”고도 덧붙였다.

남 회원은 한 달에 203시간(복지부 103시간, 서울시 100시간) 활동보조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가족과 함께 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족들이 없는 사이 무슨 일이 발생할지도 몰라 마음 한켠이 항상 불안하다.

남 회원은 박근혜 정부에 장애인들의 권익이 보다 향상될 수 있기를 바라기도 했다.

남 회원은 “장애인들의 자립생활 걸림돌에는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자 기준이 한몫 하고 있다”며 “박근혜 정부에서는 장애인들의 요구가 수용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시설생존자연대는 국회 앞에서의 ‘1인 시위’를 접고, 오는 3월 4일부터는 보건복지부 앞에서 ‘1인 시위’를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시설생존자연대 이종욱 위원장은 “국회에서 올해년도 활동보조 예산으로 615억원 증액했지만 복지부에서는 이와 관련해 아무런 표명이 없기 때문”이라며 “증액예산이 최중증와상장애인에게 우선 사용될 수 있도록 압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추후에는 활동보조뿐만 아니라 주거문제와 취업, 기본 생계비 등 장애인들이 시설에서 벗어나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다방면에서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설생존연대 이종욱 위원장은 국회 앞에서의 ‘1인 시위’를 접고 오는 3월 4일부터 보건복지부 앞에서의 ‘1인 시위’를 예고했다. ⓒ에이블뉴스

시설생존자연대는 28일 이룸센터 앞에서 열린 ‘장애인자립생활보장법 제정과 활동보조서비스 하루 24시간 촉구 국회 앞 1인 시위 200일 경과 기자회견’을 가졌다.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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