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 주차장. 설치된 대리석 사이로 휠체어 바퀴가 빠질 위험이 있다. ⓒ박종태

'201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오는 4월 20일부터 10월 20일까지 '지구의 정원 순천만'이라는 주제아래 열린다.

순천만 일원에 조성 중인 박람회장은 111만 2000㎡ 규모로 현재 93%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 마무리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박람회장은 크게 주박람회장, 수목원, 국제습지센터 등 4개 부문으로 나누어진다. 주박람회장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11개국의 전통정원과 참여정원 64개소, 테마정원 12개소 등 총 87개 정원으로 꾸며진다.

수목원(25만3000㎡)에는 나무와 야생화가 있는 자연숲과 오솔길, 습지원 등이 조성되며 지난달 완공된 국제습지센터는 지하1층~지상2층 건물로 주제영상관, 에코시티관, 생태체험관을 갖추고 있다.

장애인들의 관람료는 무료이며, 중증장애인(1∼3급)의 보호자 1명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지난 13일 순천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 정원관리부 직원과 함께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박람회장을 찾아 장애인 편의 시설을 사전 점검했다.

박람회장에는 남녀로 구분된 장애인화장실이 실내 2곳, 실외 12곳 등 총 14곳이 비장애인화장실 입구에 마련됐다. 출입문은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이용하기 편한 터치식자동문이다.

이중 국제습지센터의 장애인화장실을 살펴보면 1층과 2층에 각각 설치돼 있는데, 통로가 좁아 전동휠체어와 전동스쿠터의 출입이 힘들어 보였다. 더욱이 비장애인화장실 입구 벽면에는 시각장애인에게 성별을 알려주는 점자표지판과 그 밑에 점자블록이 설치됐지만, 점자표지판의 위치는 높았고 점자블록은 규격 외 제품인 황동리벳 점형블록으로 30x30cm 판 모양이 생략됐다.

장애인화장실 내부는 공통적으로 좁은 상태로 용변기 등받이와 손을 닦고 말리는 핸드드라이어기가 없었던 반면 비상호출버튼과 휴지걸이는 사용하기 편한 위치에 설치됐다. 중증장애인들이 용변 처리를 잘못 했을 때 세척할 수 있는 샤워기가 잘 설치됐지만, 앉아서 사용할 수 없는 위치에 있었다.

외부 12곳의 장애인화장실은 마무리 공사가 한창 진행 중으로 한국정원 방향 부근만 점검할 수 있었다. 내부를 살펴보면 공간이 좁았으며, 아기기저귀 교환대를 설치한 것은 좋았지만, 위치가 출입문 오른쪽 벽면이어서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의 불편을 초래했다.

용변기와의 사이에 있는 세면대 손잡이는 상하 가동식이 아니라 고정식으로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의 용변기 접근을 방해했다. 반면 휴지걸이는 사용하기 편한 위치에 설치됐다.

현재 공사가 끝난 상태가 아니지만 점검 당시 용변기 등받이와 비상호출버튼, 세면대 거울은 미설치됐는데, 직원은 모두 설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습지센터의 장애인 편의시설을 살펴보면 입구 출입문과 계단에 규격 외 제품인 황동리벳 점형블록을 설치됐고, 30x30cm 판 모양도 생략됐다. 또한 2층 연결통로를 받치고 있는 기둥이 많은데도 점자블록은 설치돼 있지 않아 1층 출입문을 이용하려는 시각장애인들이 부딪칠 위험이 있다.

에코시티관은 경사로를 올라가야 관람할 수 있다. 그런데 경사도가 전동휠체어와 전동스쿠터는 쉽게 올라갈 수 있지만, 수동휠체어의 경우에는 홀로 올라가기가 힘들어 보조인이 뒤에서 밀어줘야 했다.

국제습지센터 건물 외부 계단에도 점자블록 및 손잡이가 설치돼 있지 않아 시각장애인들의 보행이 불편할 뿐만 아니라 목발 및 지팡이를 사용하는 장애인도 마찬가지 상황이며, 인근에는 점자블록이 없어 시각장애인들의 이동 불편을 초래할 것으로 보였다.

박람회장에 마련된 한국정원 입구의 다리의 공사는 아직 완료되지 않았지만, 경사가 가팔라 수동휠체어의 이동이 힘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 마련된 주차장의 경우에는 비가 오면 물이 잘 빠지도록 대리석을 설치했지만, 이어주는 공간이 넓어 휠체어 바퀴가 빠져 다칠 위험이 있다. 직원은 향후 주차장을 추가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박람회장에는 비장애인들이 쉴 수 있는 탁자가 준비돼 있지만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 등을 위한 탁자는 없어 설치가 필요하다.

특히 박람회장은 건물보다 외부에 조성된 각국의 정원 등이 많음에 따라 언덕도 곳곳에 존재하는데, 전동휠체어와 전동스쿠터의 경우 올라갈 수 있지만 수동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은 홀로 올라갈 수 없는 경사를 보이고 있어 보조인 동행해야 한다. 이는 정원박람회의 특정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으로, 관람을 원하는 장애인들이 유의해야할 부분이다.

이에 대해 직원은 "한국장애인개발원 담당자들에게 자문을 받고 있고, 리벳황동 점형블록은 전남 지역 시각장애인단체의 자문을 받아 설치했다"면서 "장애인들이 불편한 사항은 계속, 개선해 나가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센터는 박람회 개막 한달 전인 3월 20일 조직위 직원과 함께 장애인 편의시설을 최종 점검할 예정이다.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조감도. ⓒ박종태

박람회장 곳곳에는 언덕이 있어 수동휠체어를 이용하는 경우 홀로 올라갈 수 없기 때문에 보호자와 동행해야한다. ⓒ박종태

국제습지센터 장애인화장실은 비장애인화장실 옆에 설치돼 있는데, 들어가는 통로가 좁아 전동스쿠터와 전동휠체어의 출입이 불편하다. ⓒ박종태

국제습지센터 장애인화장실 내부. 용변기 등받이와 손을 닦고 말리는 핸드드라이어기가 없었던 반면 비상호출버튼과 휴지걸이는 사용하기 편한 위치에 설치됐다. 중증장애인들이 용변 처리를 잘못 했을 때 세척할 수 있는 샤워기가 잘 설치됐지만, 앉아서 사용할 수 없는 위치에 있다. ⓒ박종태

국제습지센터 생태체험관을 순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 회원들이 둘러보고 있다. ⓒ박종태

국제습지공원센터에는 기둥이 많은데다, 점자블록을 설치돼 있지 않아 시각장애인이 부딪칠 위험이 있다. ⓒ박종태

박람회장 습지에는 완만한 경사의 다리가 있어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이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박종태

한국정원 방향 부근 장애인화장실 내부. 아기기저귀 교환대를 설치한 것은 좋았지만, 위치가 출입문 오른쪽 벽면이어서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의 불편을 초래했다. 용변기와의 사이에 있는 세면대 손잡이는 상하 가동식이 아니라 고정식으로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의 용변기 접근을 방해했다. 반면 휴지걸이는 사용하기 편한 위치에 설치됐다. ⓒ박종태

박람회장에 마련된 한국정원 입구의 다리의 공사는 아직 완료되지 않았지만, 경사가 가팔라 수동휠체어의 이동이 힘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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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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