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1급 문모씨가 사고를 당한 부산지하철 1호선 부전역 현장. ⓒ박종태

지난 28일 오후 9시 10분께, 부산도시철도 1호선 노포방향 부전역 승강장 맨 뒤쪽에 서 있던 60대 문모(시각장애 1급·66세)씨가 선로에 떨어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선로에 떨어진 문씨는 주위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달려오는 열차에 부딪히면서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현재 문씨의 시신은 부산동의대의료원 영안실에 안치돼 있다.

사고 직후 조사에 나선 부산진경찰서는 현장의 CCTV(폐쇄회로)를 토대로 김씨가 자살한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

에이블뉴스가 직접 CCTV를 확인한 결과 문씨는 지팡이 없이 부전역 지하철로 들어와 게이트에 표를 넣고 계단을 통해 승강장에 도착했다.

이어 문씨는 열차가 다가오는 방향을 한번 쳐다 본 후 철로로 뛰어내렸다.

유가족도 문씨의 사인을 자살로 인정했다. 하지만 자살할 만한 뚜렷한 동기는 없어 유가족도 자살의 이유를 정확히 알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유가족에 따르면 눈앞 물체를 희미하게 볼 수 있을 정도의 시력을 가졌지만 부전역은 자주 이용했던 장소인 만큼 ‘지팡이’ 없이 다녔다.

한편, 추락사가 발생한 부전역은 스크린도어가 설치돼 있지 않아 2차 사고가 우려됐다. 현재 ‘추락방지대 난간’만 설치돼 있을 뿐이다.

이에 대해 부전역 담당직원은 “스크린도어 설치 계획이 잡혀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지하철 1호선 부전역은 스크린도어가 설치돼 있지 않다. ⓒ박종태

시각장애인 문씨의 시신이 안치된 동의의료원 장례식장. ⓒ박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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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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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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