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장애인복지관 전경. ⓒ박종태

세종시장애인복지관이 지난 10월 31일 개관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복지관은 세종시 조치원 평안로 11(번암리 73-1번지)에 사업비 27억원을 들여 지어졌다. 규모는 연면적 1487.04㎡에 지하1층∼지상3층으로 식당, 체력단련실, 정보화교육실, 언어치료실 등을 갖추고 있다. 세종시가 운영한다.

복지관의 재난 시 안전대피 시설을 살펴보면 화재가 발생했을 때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는 경사로가 없었고, 각층에 휠체어 등 보행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이 대피하기에는 힘든 계단이 설치됐다.

물론 2층과 3층 강당 뒤에 베란다가 설치됐지만, 화재 등 재난을 당했을 때 2차 구조를 기다리는 베란다의 역할을 하지 못할 것으로 보였다. 바닥이 나무로 불길이 번지는 등 베란다에 있어도 화기에 노출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복지관 입구에는 시각장애인들에게 건물을 안내해 주는 ‘점자안내판’이 반구형으로 잘 설치돼 있었다. 점자안내판 안에는 점자를 읽지 못하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음성안내기가 설치됐다. 그렇지만 직원의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직원호출버튼이 없었다.

각층에는 비장애인화장실이 마련돼 있는데, 입구 벽면에 시각장애인에게 성별을 알려주는 점자표지판과 그 밑바닥에 점자블록이 양호하게 설치됐다.

장애인화장실은 비장애인화장실 입구에 따로 마련돼 있다. 출입문은 터치식자동문으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도 편하게 열고 닫을 수 있다.

이처럼 장애인 이용 시설인 장애인복지관에 비장애인화장실과 장애인화장실을 따로 구분하는 것보다는 장애인화장실로 통합해 모두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장애인화장실 내부를 살펴보면 공간은 좁아 보였는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세면대 손잡이가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상하로 움직이는 가동식을 설치했다는 점이다. 휴지걸이는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도 이용하기 편한 위치에 설치됐다. 하지만 비상호출버튼의 위치는 사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고, 용변기 뒤 등받이는 설치돼 있지 않았다.

각실, 사무실 등의 출입문 앞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이 전혀 설치돼 있지 않아 불편을 초래하고 있었다. 출입문 또한 미닫이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은 열고 닫기 어려웠다.

3층 강당 입구에는 턱이 있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의 이동 불편을 초래하고 있었다. 주차장은 넓었지만, 여기에 장애인전용주차장은 3곳뿐으로 장애인 이용 시설인 점을 감안하면 부족해 보였다.

특히 주차장 경사로, 남녀장애인화장실 등에서 비상호출버튼 또는 도움 벨을 누르면 어느 위치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지 알 수 있는 ‘장애인 도움 무선호출기’가 설치된 점은 칭찬할만했다.

세종시 담당자는 장애인들이 불편해 하는 점을 고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한식 세종시장이 지난 10월 31일 열린 개관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박종태

세종시장애인복지관 건물에는 휠체어장애인 등 보행이 불편한 장애인들이 화재 등 재난 시 대피할 수 있는 경사로가 없고, 계단(건물 우측)만 설치돼 있다. ⓒ박종태

세종시장애인복지관 주차장에는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이 3곳 뿐이다. ⓒ박종태

3층 강당 입구에 턱이 있어 휠체어장애인들의 출입을 불편하게 하고 있었다. ⓒ박종태

2층에 설치된 베란다. 바닥이 나무이며, 폭이 너무 좁아 화재가 발생했을 때 화기 노출 위험이 있다.

각층에 설치된 남여장애인화장실 내부에는 공통적으로 세면대 손잡이는 상하로 움직이는 가동식이다. 하지만 비상호출버튼은 중증장애인들이 사용하기 불편한 위치에 설치됐고, 용변기 뒤 등받이도 없다. ⓒ박종태

각실 출입문 앞 바닥에는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출입문도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열고 닫기 어려운 미닫이다. ⓒ박종태

주차장 경사로, 남녀장애인화장실 등에서 비상호출버튼 또는 도움 벨을 누르면 어느 위치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지 알 수 있는 ‘장애인 도움 무선호출기’가 설치된 점은 칭찬할만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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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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