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원선 덕정역 선로에 추락, 인근 병원에 입원 중인 김모씨. ⓒ박종태

시각장애인 김모씨(20대, 1급)씨가 14일 오전 7시 40분경 경기도 양주시 경원선 덕정역 의정부방향 8-1 승강장에서 떨어져 중상을 입고, 인근 병원에 입원 중이다.

의정부에 살고 있는 김 씨는 양주에 살고 있는 어머니 집에 왔다가 전문안마를 배우고 있는 서울 노원구 상계동 사회복지법인 홍파복지원 내 대린직업훈련원에 가기 위해 덕정역으로 향했다.

홀로 덕정역에 도착, 승강장까지 올라갔지만 반대편 승강장으로 들어오는 전철 소리를 자신이 타야할 열차로 오인해 탑승하려다 발을 헛디뎌 선로로 추락했다.

김 씨는 “소리를 질러 추락 사실을 알렸고, 어떻게 든 살기 위해 기어서 승강장 밑을 들어갔다”면서 “추락 후 곧바로 전동차가 들어오고 있었는데, 승강장의 사람들이 전철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익요원과 역무원이 와서 구조를 했고, 구조할 때 왼쪽 아픈 다리를 끌고 승강장 끝으로 나온 뒤 119 구조대원이 와서 병원에 입원했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고관절 안쪽 뼈가 금이 가고, 팔 등 몸에 타박상을 입은 상태다. 담당의사는 “수술 및 기브스는 하지 않아도 괜찮지만 움직이지 않고 안정을 취해 금이 간 뼈가 붙도록 해야 하고, 진단은 6주 정도”라는 소견을 밝혔다.

특히 사고 후 곧바로 병원으로 달려온 김 씨의 보호자는 사고 발생부터 조치까지의 문제를 지적하고, 병원비 지원에 대한 코레일의 답변에 대해서도 어이가 없다는 입장이다.

간병을 할 사람이 없어 연락을 받고 왔다는 보호자는 “시각장애인이 출입하는데 공익요원 및 역직원은 전혀 몰랐고, 추락사고 후 몸 상태가 어떤지 조차 확인이 안 된 상태에서 걸어서 이동했다”면서 “스크린도어가 설치돼 있으면,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인데도 코레일은 100만원 한도 내에서 병원비가 지원될 것이라고 알려왔다. 본인과실이라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생각 된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한편 코레일은 공익요원 및 역 직원 미인지, 추락사고 후 조치가 사실이라면 교육 등을 통해 보완해야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경원선 덕정역 전경. ⓒ박종태

시각장애인이 추락한 의정부방향 8-1번 승강장. ⓒ박종태

시각장애인이 추락한 8-1번 선로. 스크린도가 설치됐다면, 사고는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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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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