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한두리교 다리 앞에 설치된 음향신호기. ⓒ박종태

경찰청이 기능검사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작동된 음향신호기의 처벌과 관련 오락가락 해석을 내놓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에이블뉴스는 지난 6월 보도를 통해 세종시 첫마을에 설치된 일부 음향신호기가 기능검사를 받지 않은 채 작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음향신호기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공공디자인 설계로 인해 보행신호등 밑에 설치된 박스 안에 들어 있어 음질 저하, 발광다이오드가 바깥으로 노출되지 않아 정상작동 여부를 알 수 없는 등의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세종경찰서는 도로교통공단, 발주처인 한국토지주택공사 및 공사업체와 함께 합동현장 점검을 실시했다.

이를 토대로 세종경찰서는 신호기에 함께 부착된 장애인 편의시설인 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는 비록 사전 준공 전이라 할지라도 도로교통공단 교통과학연구원에 기능검사를 아직 의뢰하지 못한 사안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에 기능검사를 실시해서 규격서에 적합한 지의 여부를 검사 받도록 통보했다. 또한 음향신호기 작동을 중지시켰고, 신호등만 운영하도록 했다.

음향신호기의 수신부 및 스피커가 공공디자인에 의한 보행자신호 등과 함께 일체형 박스 형태로 되어 음향이 울리고, 리모컨과 수신 적정여부, 발광다이오드 노출성 여부에 대해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가 교통과학연구원에 기능검사 및 수신호환성 검사를 의뢰했다.

음향향신호기 기능검사는 지난 7월 8일부터 9일까지 진행됐는데, 결과는 ‘중도포기’인 것으로 확인됐다.

교통과학연구원 관계자는 박스 안에 음향신호기가 들어 있어 소리가 울리는 등 기능검사를 제대로 할 수 없다고 판단해서 중도에 바깥으로 꺼내 달라고 요청한 뒤 진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음향신호기를 바깥으로 꺼내지 않아 기능검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기능검사를 받지 않은 음향신호기를 작동했을 때 처벌할 수 있는 지 여부에 대한 경찰청의 답변이 획일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시민교통안전협회는 지난해 7월 경찰청에 ‘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 규격서’를 위반했을 때 법률적으로 어떤 처벌을 받게 되는지 질의했다.

당시 경찰청은 규격서를 준수하지 않고, 함부로 설치하면 도로교통법 제68조 1항을 위반한 것으로 3년 이하의 징역이나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규격서에 따르면 음향신호기는 기능검사 완료 전까지 작동시켜서는 안 된다고 돼 있다. 이는 음향신호기의 오작동으로 인한 교통사고와 시각장애인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최근 세종시 첫마을에서 기능검사를 받지 않은 음성유도기의 작동 처벌과 관련한 질의에 대해 경찰청은 반대의 답변을 내놨다.

경찰청은 음향신호기 등이 준공 전이기는 하지만 경찰과의 협의가 있었고, 초등학교 학생의 사고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운영된 측면이 있어 기능검사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처벌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경찰청 교통관리실 관계자는 다른 해석과 관련 “이전 담당자가 처벌이 된다고 올린 답변은 정확한 답변이 아니기 때문에 해석을 달리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시민교통안전협회 김기복 대표는 “음향신호기와 관련된 처벌 해석이 담당자에 따라 다른 것은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음향신호기 업체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음향신호기의 전원 연결을 끊으면, 신호등만 작동할 수 있는데 동시에 작동하도록 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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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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