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마을 푸르메센터 종로장애인복지관 전경. ⓒ박종태

'세종마을 푸르메센터 종로장애인복지관(이하 복지관)'이 지난 11일 개관식을 갖고 운영에 들어갔다.

복지관은 종로구가 부지를 제공하고, 푸르메재단이 개인·기업기부자들의 기부금으로 건축비를 마련해서 건립된 국내 최초의 민·관 복지협력 사례로 서울시 종로구 신교동 66번지 1971.4㎡부지에 지상 4층, 연면적 3748.5㎡ 규모로 지어졌다. 운영은 건물을 지어 기부 채납한 푸르메재단이 30년 동안 맡게 된다.

특히 임상결과에 따른 전문적인 맞춤 재활치료를 제공할 양·한방이 통합된 재활센터, 장애인전용 치과 등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행동장애치료를 위해 서울시가 정책 사업으로 펼치고 있는 '아이존'이 설치돼 특화된 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에 따라 그동안 장애인복지관이 없어 맞춤형 서비스 이용에 소외돼 왔던 종로 지역 장애인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개관식에 참석해 복지관의 장애인 편의시설을 점검한 결과 미흡한 점이 나타나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건물 내부에는 화재 등 재난 시 중증장애인들이 외부로 대피할 수 있는 경사로가 없다. 옥상 정원에 설치된 난간은 낮아 발달장애인들이 넘어가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됐다.

4층에는 식당, 사무실, 배란다가 있는데 이곳에는 수직구조대가 설치돼 있지만 척수장애인 등은 타고 내려올 수가 없다. 계단 옆에는 긴급피난용이송기구가 설치돼 있다.

4층 다목적강당에는 강단으로 올라가도록 출입문 옆에 경사로가 잘 설치돼 있었다.

남녀장애인화장실은 1∼4층에 구분돼 설치됐다. 1층의 경우 내부에 휴지걸이가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이 사용하기 조금 높은 위치에 설치됐다는 점만 빼면 모두 양호했지만 2·3·4층은 부족한 점이 몇 가지 보였다.

2·3·4층은 남녀장애인화장실은 비장애인과 같이 사용하는 구조로 성별이 다른 가족 등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기 힘들었다.

여성장애인화장실은 1층을 제외하고 공통적으로 터치식자동문인 여성화장실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면 있다. 그런데 여성장애인화장실의 출입문이 미닫이문으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의 사용이 힘들고, 문고리 잠금장치의 사용도 마찬가지로 힘들었다.

내부 공간은 넓고, 중증장애인들이 용변을 볼 때 기댈 수 있는 등받이와 비상호출버튼이 사용하기 편한 위치에 설치됐다. 반면 휴지걸이는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이 사용하기에는 조금 높은 위치에 있었다.

1층을 제외한 남성장애인화장실의 경우에도 출입문이 미닫이문으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이 열기 힘들고, 문고리 잠금장치 또한 사용이 어려웠다. 내부의 상황은 여성장애인화장실과 같았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을 살펴보면 먼저 각실 출입문 옆 바닥에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지 않았고, 벽면에도 손가락으로 만져 각 실을 알 수 있는 점자안내판이 없었다. 각실 손잡이(핸드레일)에도 점자표지판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시각장애인들에게 건물을 안내하기 위해 복지관 입구에 설치된 점자안내판은 손가락으로 읽을 수 없는 부식형이다. 점자안내판 안에는 점자를 손가락으로 읽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안내기가 설치된 반면, 직원호출버튼은 없었다.

이 밖에도 복지관 엘리베이터 안에는 휠체어장애인들이 타고 내릴 때 필요한 거울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복지관 및 재단 관계자들은 장애인들이 이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시각장애인 관련 편의시설은 곧 설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1일 열린 종로장애인복지관 개관식에서 내외빈들이 테이프를 컷팅하고 있다. ⓒ박종태

시각장애인들에게 건물을 안내하기 위해 복지관 입구에 설치된 점자안내판은 손가락으로 읽을 수 없는 부식형이다. ⓒ박종태

옥상 정원에 설치된 난간은 낮아 발달장애인들이 넘어가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됐다. ⓒ박종태

각실 출입문 옆 바닥에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지 않았고, 벽면에도 손가락으로 만져 각 실을 알 수 있는 점자안내판이 없었다. ⓒ박종태

4층 여성화장실 안에 여성장애인화장실이 마련돼 있는데 출입문이 미닫이문으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의 이용이 힘들다. ⓒ박종태

복지관의 장애인화장실 내부는 공통적으로 휴지걸이가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이 사용하기에는 조금 높은 위치에 설치됐다는 점만 빼면 양호했다. ⓒ박종태

정면에 보이는 문이 남성장애인화장실 출입문이다. 미닫이문으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의 이용이 힘들다. ⓒ박종태

4층 식당 앞과 사무실 뒤쪽 배란다에 설치된 수직구조대. ⓒ박종태

계단 옆에 설치된 '긴급 피난용 계단 이송기구'.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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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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