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복합터미널 전경. ⓒ박종태

대전 복합터미널이 개장된 지도 2달 가까이 돼가고 있다.

복합터미널은 종전 고속버스터미널과 시외버스터미널을 통합한 것으로 지난해 12월 16일 준공됐다. 건물은 지하 1층∼지상4층의 동관, 지하2층∼지상6층의 서관으로 구성됐다.

서관에는 신세계유통쇼핑센터(2층)와 이마트(3,4층)가 들어서 있으며, 동관에는 영화관, 영풍문고가 입점해 복합쇼핑 문화공간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동·서관 1층은 모두 대합실, 매표소 등 터미널로 사용되고 있다.

지난 2일 1층을 비롯해 서관을 둘러보니 신축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장애인들이 이용하기에는 불편한 점이 한둘이 아니었다.

먼저 1층 터미널에는 장애인을 위한 턱 낮은 매표창구가 있었지만, 닫혀 있었다. 1층과 4층의 남녀로 구분된 장애인화장실도 장애인들의 이용 불편을 초래하고 있었다.

1층에는 남녀로 구분된 장애인화장실이 2곳 있다. 버스 승차장 방향 끝의 남녀 장애인화장실은 비장애인화장실 입구, 매표소 방향 남녀 장애인화장실은 비장애인화장실 안에 마련돼 있다.

매표소 방향 장애인화장실을 살펴보면 출입문은 접이식으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은 이용하기 힘들었다.

내부는 좁아 전동휠체어 및 전동스쿠터의 출입이 원활하지 않았고, 비상호출버튼이 없었다. 용변기에 자동 물 내림 센서가 설치됐지만, 변기뚜껑에 가려 작동이 안됐고 중증장애인들이 기댈 수 있는 등받이가 없었다. 휴지걸이는 사용하기에 조금 높은 곳에 설치돼 있었다.

비장애인들과 함께 이용해야 하는 세면대에는 손잡이가 없어 목발 장애인들이 이용하다 넘어져 다칠 위험이 있었다. 또한 방문했을 때 남자장애인화장실의 접이식 출입문은 떨어져 있었다.

버스 승차장 방향의 장애인화장실의 경우 출입문은 중증장애인들의 이용이 편한 터치식자동문인 반면 내부는 매표소 방향 장애인화장실과 별반 다를 바가 없었다.

세면대 손잡이, 비상호출버튼, 등받이가 없었고 자동 물 내림 센서는 변기뚜껑에 가려 작동이 안됐다. 더욱이 핸드드라이어기가 없어 중증장애인이 손을 닦은 후 말리기 불편했다.

4층 남녀 장애인화장실은 출입문이 터치식자동문이었고, 내부도 넓었다. 하지만 세면대 손잡이, 비상호출버튼, 등받이가 없었고 자동 물 내림 센서가 변기뚜껑에 가려 작동이 안됐다. 핸드드라이어기도 없었다.

이 밖에도 1층에서 4층의 엘리베이터 버튼 앞에는 봉이 세워져 있어 시각장애인 및 휠체어장애인들이 누르기 힘들었다. 3층 엘리베이터 앞의 경우 점자유도블록이 설치됐지만, 카페트로 덮여져 있었다.

한편 1층 버스 승차장 곳곳에는 시각장애인들의 탑승을 위해 점자유도블록이 설치돼 있었다. 여기에 1, 4층 남여 비장애인화장실 입구 벽면에 시각장애인들에게 성별을 알려주는 점자촉지판, 그 밑에 점자유도블록이 양호하게 설치돼 있었다.

이 같은 문제에 대해 터미널 담당자는 “설계대로 공사를 했다”는 원론적인 답변과 함께 개선에 대해서는 확답하지 않았다. 반면 이마트 담당자는 “장애인 불편 사항을 시정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1층 매표소 방향의 장애인화장실은 비장애인화장실 안에 마련됐다. 출입문은 중증장애인들의 이용이 불편한 접이식이며, 내부에는 비상호출버튼 등이 없다. ⓒ박종태

매표소 방향 장애인화장실은 비장애인들과 세면대를 같이 사용해야 한다. 그렇지만 세면대 손잡이가 없어 목발 장애인들의 경우 넘어질 위험이 있다. ⓒ박종태

1층 버스 승차장 방향 장애인화장실의 출입문은 이용하기 편한 터치식자동문이다. ⓒ박종태

버스 승차장 방향 장애인화장실 내부에도 비상호출버튼, 등받이, 핸드드라이어기가 없다. ⓒ박종태

1, 4층의 비장애인화장실 벽면에는 시각장애인들에게 성별을 알려주는 점자촉지도가 잘 설치됐고, 그 밑에 설치된 점자유도블록도 양호했다. ⓒ박종태

4층 장애인화장실의 출입문은 터치식자동문인 반면, 내부에 세면대 손잡이, 비상호출버튼, 등받이가 없어 장애인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었다. ⓒ박종태

3층 엘리베이터 버튼 밑에는 봉이 설치돼 있어 휠체어장애인 및 시각장애인들이 버튼을 누르기 힘들었다. 또한 앞에 설치된 점자유도블록은 카페트로 덮여 있었다. ⓒ박종태

1층 매표소에는 휠체어장애인을 위한 턱이 낮은 매표 창구가 마련돼 있었지만, 문이 닫혀 있었다. ⓒ박종태

버스 승차장 곳곳에는 시각장애인들의 편리한 승차를 돕기 위해 점자유도블록이 설치돼 있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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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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