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 김안과병원 전경. ⓒ박종태

서울시 영등포구에 위치한 건양의대 김안과병원은 안과 병원으로 정평이 나있어 전국에서 환자들이 많이 찾는 병원 중 하나다.

하지만 지난 7일 김안과병원 망막병원 6층에서 열린 전국저시력인연합회 ‘2012년 신년하례회’를 찾았을 때 본 장애인 편의시설은 문제가 많았다.

김안과병원은 지상 8층, 지하 3층의 본관과 그 옆에 지하 3층 지하 6층 망막병원으로 나뉜다.

망막병원의 경우 화장실 입구, 엘리베이터, 출입구 등 곳곳에 스테인리스 논슬립 점자유도블록이 설치됐다. 이 점자유도블록은 미끄러워 목발 장애인의 경우 미끄러져 다칠 위험이 있고, 저시력 장애인에게는 강한 빛 반사로 구분하기 어렵다. 계단에는 점자유도블록이 아예 설치돼 있지 않았다.

장애인화장실은 남녀 공용으로 설치됐다. 장애인화장실로 가기 위한 첫 관문인 출입구 앞에는 역시 스테인리스 논슬립 점자유도블록이 설치됐다. 또한 출입구 벽면에는 시각장애인에게 성별을 알려주는 점자촉지판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특히 시각장애인들은 보행상 장애가 없어 비장애인화장실을 이용하고 있지만, 점자유도블록이 없었다.

본관 건물의 경우 계단, 출입문, 화장실 입구에 점자유도블록이 없었다. 지하 1층에는 점자유도블록 대신 계단에 노란색 테이프를 붙여놨고, 휠체어장애인들의 이동 편의를 위해서는 안전 문제가 있다고 알려진 ‘휠체어리프트’가 설치돼 있었다.

이에 대해 한 시각장애인은 “김안과병원이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장애인 편의시설을 제대로 설치해야할 의무를 더 가지고 있다고 생각된다”면서 “오히려 시각장애인들이 위험에 처할 수 있는 점자유도블록을 설치하고, 아예 설치를 하지 않은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편의시설을 같이 둘러본 김안과병원 관계자는 이 같은 문제와 관련 “시정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망막병원 6층에서 열린 전국저시력인연합회 '2012년 신년하례회' 모습. ⓒ박종태

망막병원 출입구에 설치된 스테인리스 논슬립 점자유도블록. ⓒ박종태

망막병원 1층 남여 공용 장애인화장실 출입문 앞에 설치된 스테인리스 논슬립 점자유도블록. ⓒ박종태

망막병원 엘리베이터 앞에도 스테인리스 논슬립 점자유도블록이 설치돼 있다. ⓒ박종태

김안과병원 본관 외래진료센터 계단에는 점자유도블록이 아예 없다. ⓒ박종태

김안과병원 본관 출입구, 계단에도 점자유도블록이 전혀 설치돼 있지 않았다. ⓒ박종태

김안과병원 본관 엘리베이터 버튼 밑에도 점자유도블록은 없다. ⓒ박종태

김안과병원 본관 1층에는 점자유도블록 대신 노란색 테이프가 붙어 있고, 안전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휠체어리프트'가 설치돼 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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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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