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장애인체육관 전경. ⓒ박종태

전남 지방자치단체 중 최초로 지어진 광양시장애인체육관(시설명: 광양국민체육센터, 이하 장애인체육관)이 오는 2월 정식개장을 앞두고 있다.

지난달 26일 준공식을 갖은 바 있는 장애인체육관은 49억 8000만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9,285㎡의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1층 규모로 지어졌다. 이곳에는 다목적체육관, 체력단련실, 시각장애인탁구장 등 장애인체육 관련 시설이 갖춰져 있다. 옥외에도 론볼경지장 등의 시설이 마련돼 있다.

특히 광양시는 장애인체육관을 운영할 민간수탁자를 선정한 뒤 2월 개장할 계획을 갖고 있다. 공간이 없는 등 생활체육에서 소외돼 온 7천여명의 광양 지역 장애인들의 숙원이 현실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지역 장애인들이 불편 없이 장애인체육관을 이용할 수 있을까? 지난 5일 방문해 장애인 편의시설을 점검한 결과, 대체로 양호했지만 손사용이 자유롭지 못한 중증장애인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

먼저 남성장애인화장실 안에는 소변기와 대변을 볼 수 있는 5곳이 마련돼 있다. 5곳 중 2곳은 휠체어의 출입이 가능하다.

문제는 장애인화장실 출입문이 이용이 편한 터치식자동문인 반면, 휠체어 출입이 가능한 2곳의 문은 손사용이 자유롭지 못한 중증장애인들의 이용이 힘든 여닫이문이라는 점이다.

휠체어 출입이 가능한 곳의 내부는 용변기 뒤에 설치된 센서가 변기뚜껑에 가려 작동이 안됐다. 변기뚜껑을 철거한 뒤 등받이를 설치하면 문제가 해결된다.

비상호출버튼도 없고, 사워기가 설치돼 있지만 휠체어에서 옮겨 앉을 수 있는 의가 없다. 또한 휠체어의 이동을 위한 공간이 좁은데도 불구하고, 세면대 손잡이가 공간 사용 효율성을 떨어트리는 고정식으로 설치됐다. ‘올렸다, 내렸다’하는 가동식으로 교체하면, 조금더 공간을 넓게 사용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소변기가 있는 곳에 설치된 세면대에는 손잡이가 없어 목발 장애인들의 안전사고가 우려됐다.

여성장애인화장실도 남성장애인화장실과 장애인편의시설 현실은 같았다.

특히 가족, 남성, 여성 등 3곳의 샤워실의 출입문은 휠체어장애인, 손사용이 자유롭지 못한 장애인들이 사용하기 불편한 미닫이문이다. 샤워기 밑에 마련된 의자가 작어 모든 유형의 장애인들이 이용하기에 불편해 보였다.

남녀 사워실 안에 각각 설치된 장애인화장실 입구를 세면대 손잡이가 길게 가로 막고 있어 휠체어의 출입을 방해했다. 더욱이 휠체어장애인들의 경우 물이 묻어도 되는 휠체어가 비치돼 있지 않아 샤워 중 급한 용무를 보려면 자신이 타고 온 휠체어를 이용하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

샤워실 장애인화장실 내부를 살펴보면 중증장애인들이 기댈 수 있는 용변기 등받이와 비상호출버튼이 없다. 반면 휴지걸이는 사용하기 편한 위치에 설치됐다.

1층 다목적체육관에는 단상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경사로가 잘 설치됐고, 체력단련실의 운동기구도 일부 휠체어를 타고 할 수 있다. 주차장에는 눈·비가림막이 설치됐다.

광양시 담당자는 “불편 사항을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휠체어장애인들은 화장실에 들어가려면 접이식 출입문을 이용해야 한다. 이 출입문은 손사용이 자유롭지 못한 중증장애인들이 사용하기 힘들다. ⓒ박종태

휠체어장애인들이 이용하는 화장실의 내부에는 용변기 뒤에 등받이, 비상호출버튼이 없다. ⓒ박종태

장애인화장실 세면대에 손잡이가 없다. ⓒ박종태

샤워실 출입문이 장애인들이 이용하기 힘든 미닫이문이다. ⓒ박종태

샤워기 밑 의자가 너무 작아 휠체어장애인들이 옮겨 앉기 불편하다. ⓒ박종태

남녀 사워실 안에 각각 설치된 장애인화장실의 입구를 세면대 손잡이가 길게 가로 막고 있다. 세면대 설치 위치가 잘 못된 것이 원이다. ⓒ박종태

1층 체력단련실. 의자를 치우면 휠체어 장애인들이 편리하게 헬스기구를 이용할 수 있다. ⓒ박종태

1층 다목적체육관에는 단상으로 올라갈 수 있는 경사로가 잘 설치됐다. ⓒ박종태

장애인주차장에는 눈, 비가림막이 설치돼 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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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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