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4호선 성신여대역에 설치된 음성유도기. ⓒ박종태

시민교통안전협회가 지난 4월 발표한 1·4·9호선 8곳의 지하철역 음성유도기 실태를 보면 150대 중 54대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원인은 동작상태 불량, 음질 불량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시각장애인들은 지하철 이용에 많은 불편을 겪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결국 음성유도기 이용을 포기하는 등 불만을 나타내 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복동작, 음질 불량 등을 개선한 (주)휴먼케어의 신제품이 최근 지하철 4호선 성신여대역에 29대, 2호선 상황십리역·문래역에 각각 28대와 25대가 설치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지난 14일 성북시각장애인복지관의 협조를 얻어 성신여대역을 방문, 시각장애인들의 이용에 불편이 없는 제품인지 점검해 봤다. 점검에는 성북장복 시각장애인 직원과 역 직원이 함께 했다.

점검 결과 문제가 돼 왔던 동작상태 불량, 음질 불량은 없었다. 또한 역을 이용하던 시각장애인이 휴대한 타 회사의 음성유도기 리모컨으로 작동해 봐도 문제가 발견돼지 않았다.

역에서 만난 시각장애인은 “소리가 맑고 음질이 깨끗하게 잘 들리고, 중복동작(다른 음성유도기와 같이 들리는 것)은 없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성북장복 직원은 “음성유도기 고장, 중복동작 등으로 음성유도기 이용이 힘들어 리모컨을 집에 두고 다녔다. 예를 들어 환승통로에서 어느 방향의 환승통로 인지 명확한 안내가 부족, 공익요원들의 도움을 받았다”고 설명한 뒤 점검한 제품이라면 리모컨을 갖고 다녀도 될 것 같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와 관련 서울메트로 1-4호선 담당자는 “음성유도기를 엄격하게 평가했는데 음질이 디지털 방식으로 상당히 맑고 깨끗했고, 중복 동작 없이 거리 제어가 잘 돼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성신여대역에 설치된 음성유도기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었다. 그렇지만 속단하기에는 이르다. 중복동작 방지 기능을 할 수 없는 등 제품 고장 발생 기간 및 정도를 더 지켜봐야 하기 때문이다.

성신여대역에 설치된 음성유도기는 타 회사 리모컨으로도 동작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박종태

시각장애인이 성신여대역에 설치된 유성유도기를 점검하고 있다. ⓒ박종태

시각장애인이 성신여대역에 설치된 유성유도기를 점검하고 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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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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