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장애인화장실 출입문의 썬팅이 잘못돼 있어 안에서의 움직임을 밖에서 볼수 있다. ⓒ박종태

안산시 상록구청은 지난 3월 개청했다. 새로 건립된 건물규모는 지하 1층∼지상 6층. 지난 5일 1층 로비에서 열린 상록구장애인자립생활센터 사진동아리 ‘포커스 휠’ 사진전 개막식 취재차 방문했다가 장애인편의시설을 점검해 봤다.

상록구청 건물은 전국의 장애인편의시설 점검에서 항상 단골로 지적되고 있는 장애인화장실이 가장 큰 문제였다. 새로 건립된 건물인데도 불구, 장애인들의 이용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장애인화장실은 1층에 남녀로 구분돼 마련돼 있다. 2·5층에는 여성장애인화장실, 4·6층에는 남성장애인화장실이 설치됐다. 문제가 되는 것은 2·5층 여성장애인화장실로 비장애인남성장애인화장실 옆에 설치돼 있어 이용에 난감하다는 것.

장애인화장실은 공통적으로 출입문이 중증장애인들의 이용이 편한 터치식자동문이었지만, 선팅이 제대로 돼 있지 않아 밖에서 안에서의 움직임을 볼 수 있어 인권침해가 우려됐다.

각 층별로 장애인화장실을 살펴보면 1층은 내부 공간이 넓고, 용변기에 중증장애인들이 기댈 수 있는 등받이가 없을 뿐 비상호출버튼 등이 제대로 갖춰져 있어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였다.

반면 2·4·5·6층의 장애인화장실은 심각했다. 4곳의 장애인화장실은 먼저 입구 벽면과 출입문 사이가 좁아 전동휠체어·전동스쿠터는 물론이고, 수동휠체어 이용 장애인들의 출입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힘들게 내부에 들어간다고 해도 공간이 좁아서 수동휠체어 장애인은 용변기로 옮겨 앉는데 불편했고, 전동휠체어·전동스쿠터 장애인은 옮겨 앉기가 불가능에 가까웠다.

또한 내부에는 세면대 손잡이가 없어 목발 장애인들이 다칠 위험이 있었고, 용변기에는 중증장애인들이 기댈 수 있는 등받이가 없었다.

한편 건물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건물 안내 점자촉지도’가 총 3개 설치돼 있지만 손가락으로 읽기 힘든 ‘부식형’이었다. 점자촉지도 안에는 직원호출버튼과 점자를 읽지 못하는 시각장애인들에게 음성으로 안내해 주는 ‘음성유도기’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이중 안내대 앞에 있는 ‘안내 점자촉지도’ 밑에는 점자유도블록이 설치돼 있지 않아 시각장애인들이 찾을 수 없었다.

상록구청 담당자는 "장애인화장실이 불편하게 설치된 점에 대해 이해를 할수가 없다"면서 "예산을 세워 빠른 시일 안에 고치겠다"고 말했다.

여성장애인화장실 출입문의 썬팅이 잘못돼 있어 안에서의 움직임을 밖에서 볼수 있다. ⓒ박종태

상록구청 2·4·5·6층 장애인화장실은 내부가 좁아 수동휠체어 장애인의 움직임이 원활하지 못하다. ⓒ박종태

상록구청 2·4·5·6층 장애인화장실은 내부가 좁아 전동휠체어 및 전동스쿠터 이용 장애인이 용변기로 옮겨 앉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박종태

상록구청 2·4·5·6층 장애인화장실의 입구가 좁아 휠체어장애인들이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