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구장애인복지관 신축 설계도. ⓒ박종태

경기도 수원시가 새로 건립할 예정인 ‘권선구장애인복지관(이하 복지관)’이 경사로 설치를 외면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시는 권선구 호매실 택지개발사업지구 902 용지에 복지관 및 재활복지회관(이하 복지회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복지관은 약 1만㎡ 부지에 지하2층·지상6층, 복지회관은 약 3천㎡ 부지에 지하2층·지상3층 규모로 계획돼 있다.

사업비는 약 320억원이 소요되며 내년 1월 착공, 2013년 12월 준공할 계획이다. 현재에는 공모를 통한 신축설계가 완료된 상태이다.

하지만 복지관 및 복지회관 설계에 엘리베이터만 설치될 뿐, 경사로 설치는 배제돼 있다.

경사로 미설치가 문제가 되는 것은 휠체어장애인을 비롯한 이동에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는 장애인들은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면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화재 및 재난 시에는 대피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마련돼지 않아 큰 사고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 수원시 담당자는 “엘리베이터 3대가 설치될 것”이라고 설명한 뒤 “펼치면 미끄럼틀이 되는 구조대를 설치해 대피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설계 회사 담당자 또한 “방화벽, 구조대를 설치하면 된다”면서 “장애인복지관 관장, 수원시장 등과 논의해 결정한 사항”이라며 “(경사로 설치는) 건물발주처인 수원시하고 논의할 일”이라고 밝혔다.

수원시 담당자와 설계회사 담당자의 말을 종합해 보면, 경사로가 없어도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수원의 휠체어장애인 김모(지체장애1급)씨는 “화재 및 재난 시, 그리고 정전이 돼 엘리베이터 운행이 중단되면 경사로를 이용하는 것은 기본 상식”이라며 어이없어했다.

권선구장애인복지관과 재활복지회관이 들어설 부지. ⓒ박종태

권선구장애인복지관과 재활복지회관이 들어설 부지 옆에는 하천이 있다. ⓒ박종태

수원시 담당자는 장애인들이 화재 및 재난 시 대피를 위해 구조대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중증장애인들은 구조대를 혼자서 이용하지 못한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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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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