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도가니'의 배경이 된 광주인화학교가 자진폐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 광주지부는 지난 22일 성명서를 내고 "인화학교는 자진폐교 결정을 하고, 광주시교육청과 광주시청은 인화학교 사태를 매듭짓는 조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교조 광주지부는 "2005년 인화학교 성폭력 사태 이후 인화학교에서 취한 조치를 보면, 죄지은 놈이 오히려 더 큰 소리치는 형국이어서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라며 "청각장애 학생을 성폭행한 인사들이 실형을 살고 나와서 복직했다가 재단의 징계를 받아 물러난 것이 아니며,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해서 기소되지 않은 인사는 아무런 탈없이 학교에 근무하고 있기까지 하다"고 지적했다.

전교조 광주지부에 따르면 성폭력 사건 이후 인화학교가 취한 조치는 △'피해학생 치유 및 보상, 법인 정상화' 약속 불이행 △사회복지법인 '우석' 광산구청 감사 거부 △인화학교 정상화 요구 교사들 중징계 △성폭력사건 최초 제보자 부당해고 △피해자에게 합의 요구 △성폭력 교장 및 행정실장 등의 가해자 징계 없음 △성폭력 가해자인 당시 교장 초상화 학교 현관 게시 등이다.

전교조 광주지부는 "법인에서는 해당자에 대한 징계는 커녕 공식적인 사과 한마디없이 교사·학생·학부모, 그리고 시민들의 뇌리에서 2005년 성폭력사태가 잊혀지길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며 "뿐만 아니라 청각장애학교를 종합장애학교로 확대하기 위해 학교 이름을 바꾸고 신장개업할 목적의 행정절차를 밟기까지 했다"고 염려했다.

또한 "학교운영에서도 투명하고 민주적인 운영과는 거리가 있다. 큰 홍역을 치루고 난 학교의 모습이 아니며, 아무런 일이 없었던 보통의 악덕 사학과 다를 게 없다"며 "이런 의지와 철학으로 학교를 운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인화학교는 자진해서 폐교하기를 정중히 권고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06년 광주인화학교의 성폭행사건이 알려진 이후 대부분의 학생들이 타학교나 일반학교의 특수학급으로 전학갔지만 아직까지 22명의 학생들이 재학중이다.

전교조 광주지부는 인화학교를 안고 있는 사회복지 법인 전체에 대한 광주시청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교조 광주지부는 "인화학교에서 이런 큰 문제가 생겨 세상을 뒤흔들때부터 오늘까지 광주시에서 어떤 조치를 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며 "사회복지법인 '우석'은 인화학교뿐 아니라 장애인 근로시설과 보호작업장, 장애인수용시설인 인화원을 함께 거느리고 있다. 인화학교가 이럴 땐 근로·수용시설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본다. 광주시와 광산구청이 권한을 갖고 있는 사회복지법인의 관리감독 권한을 이번에 제대로 행사하길 바랄 뿐"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전교조 광주지부는 "영화 '도가니'를 본 인화학교 교사 이야기에 따르면 이 영화는 사실성면에서 볼 때 인화학교에서 일어난 현실의 10분의 1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이며, 현실보다 과장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인화학교 성폭력사건의 심각성을 전했다.

한편, 광주인화학교 성폭력사건은 2000년부터 2005년까지 5년간 교장과 행정실장을 포함한 가해자가 6명이 초·중·고등학교 학생 9명을 성폭력한 사건이다. 성폭력 가해자 6명은 형사 고발됐으며, 2명은 성범죄 행위의 은폐·축소에 관련된 혐의로 추가 고발됐다. 현재 광주인화학교 성폭력사건을 다룬 영화 '도가니'가 상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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