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층 남자장애인화장실 출입문은 휠체어장애인들이 이용하기 불편한 접이식문이다. ⓒ박종태

지난 8일 지식경제부 최초로 휠체어를 탄 서기관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박태환 서기관(40세, 장애1급).

그는 지난 2001년 기술고시(37회 전산직)에 합격, 공직 생활에 입문했다. 특히 올 3월 모바일산업 발전전략 수립에 참여해 우리나라 스마트폰산업의 성장에 기여했고, 1월에는 세계 최초의 4세대 이동통신 시연과 보고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등 탁월한 업무능력을 인정받아 승진의 기쁨을 누렸다.

이에 따라 정부과천종합청사 3동 지경부 건물의 장애인 편의시설 수준과 함께 그가 어떤 불편함이 있는 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찾아가 봤다.

장애인화장실은 건물 1층과 그가 근무하는 4층의 비장애인화장실 안에 마련돼 있다. 출입문은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이 열 수 없고, 휠체어 장애인도 어려움을 겪어야 하는 ‘접이식 문’이었다.

내부를 들여다보면 세면대 손잡이가 출입문 정면 쪽으로 튀어나와 있어 전동휠체어 및 전동휠체어의 접근을 막고 있었다. 수동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의 경우에도 출입에 방해를 받는다. 따라서 수동휠체어를 이용하는 그는 불편한 장애인화장실을 겨우 이용하고 있었다.

또한 내부에는 비상호출버튼, 크고 작은 일을 치를 때 뒤로 기댈 수 있는 용변기 등받이가 없는 상태였다.

특히 지경부 건물 지하에는 식당이 있는 후생동으로 이동할 수 있는 통로가 있다. 하지만 식당으로 내려가려면 계단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휠체어장애인은 날씨가 좋으면 외부로 나가 후생동으로 이동하면 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난감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

그는 “비가 오거나 눈이 오면 더욱더 불편하다”면서 “자동차를 이용해 후생동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한편 정부과천종합청사를 관리하고 있는 행정안전부 건축담당자는 장애인화장실 문제와 관련 고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후생동 지하 통로로 이동하기 위한 엘리베이터 설치 대해서는 “건물이 오래돼서 곤란하다”고 답변했다.

지경부 건물 4층의 장애인화장실 출입문도 접이식문이다. ⓒ박종태

4층 장애인화장실 내부에는 용변기 뒤 등받이와 비상호출버튼이 없다. ⓒ박종태

지식경제부 건물 지하에서 식당이 있는 후생동으로 가는 통로. ⓒ박종태

후생동 식당으로 내려가려면 계단을 내려가야 한다. 휠체어장애인은 못 내려간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