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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장애인의 날, 새로운 사안으로 투쟁하고파"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최강민 사무총장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1-04-20 21:59:23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은 장애인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깊게 하고 장애인 재활 의욕을 높이기 위해 국가가 제정한 날이다. 장애인의 날 주간에는 이를 기념하는 장애관련 세미나, 기념식, 박람회, 공연 등이 대대적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정작 장애인 당사자들은 "장애인을 동정과 시혜의 대상으로 낙인찍는 날"이라며 이날을 거부한다. 대신 '장애인차별철폐투쟁의 날'로 정해 장애인 차별을 철폐하는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장애인 당사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장애인을 위한 날은 무엇일까.

420장애인차별철폐 투쟁 결의대회가 열린 20일 서울 보신각에서 장애인 당사자이자 투쟁활동의 선두에 있는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최강민 사무총장(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조직실장)을 만나 목소리를 들어봤다.

-오늘은 정부가 정한 장애인의 날이다. 장애인 당사자에겐 어떤 의미가 있는 날인가.

전두환 대통령 시절 나름 화창한 날인 4월 20일에 장애인의 날을 제정했다. 하지만 우린 이날을 정부가 생각하는 동정과 시혜의 대상으로서의 장애인 날이 아닌 장애인 차별을 철폐하는 날로 생각하며 매년 투쟁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날은 그나마 차별 철폐를 요구하는 장애인 당사자들이 맘껏 거리로 나와 정책을 요구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날이라고 생각한다.

-장애인 당사자가 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어떤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하나.

과거 장애인 당사자 운동은 경증장애인들이 목소리를 내며 활동했다. 그렇기에 요구안도 노동권이나 대학 입학 등의 문제를 짚는 것들이 많았는데, 이동권투쟁을 시점으로 당사자 운동이 변화를 맞았다.

이동권 투쟁이 전개되면서 시설에 처박혀 살던 중증장애인들이 사회로 나왔고 자신들의 현실과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동권투쟁이 중증장애인의 목소리가 날 수 있도록 계기를 만든 것이다.

그렇게 계속된 중증장애인들의 목소리가 정책을 바꿨다. 처음엔 우리 목소리가 저상버스와 엘리베이터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별 기대하지 않았다. 근데 진짜 우리의 투쟁에 힘입어 엘리베이터와 저상버스가 들어오기 시작하더라.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장애인 당사자가 목소리를 내고 활동한다는 것은 장애인의 시대적 흐름을 대변하는 작용을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움직임 속에 장애인을 향한 비장애인이나 사회의 인식이 변화했다고 생각하는지.

10년 전만 해도 아침에 출근하려고 길을 나서면 '복잡한 출근시간대를 장애인이 왜 이용하냐'는 소리를 수도 없이 들었다. 그럼 장애인들은 전철을 기다렸다 나중에 타기도 했다. 하지만 예전보다 그런 목소리가 줄었다. 엄청난 인식의 변화는 아니라고 해도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많이 달라졌다. 그래서 난 전철을 이용해서 출퇴근을 할 때 안좋은 시선이 있더라도 기다렸다 타지 않고 일단 타고 본다. 나도 얼른 출근해야 하니까.(웃음)

-당사자가 요구하는 여러 정책 요구안들이 있다. 최근 장애인 당사자들이 가장 시급하게 개선돼야 한다고 요구하는 장애인 정책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서울시와 지방이 요구하는 정책이 많이 다를 것이다. 우선 지금 이 자리에 나온 수도권 지역의 중증장애인 대다수가 활동보조서비스의 필요성에 대해 많은 얘길 한다. 서울은 이동권 운동 등을 통해 장애인의 이동권이 다른 지방에 비해 잘 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방은 다르다. 지방에 사는 장애인들은 1차적으로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고 나선다. 아직까지도 이동권이 보장되지 못해 시설이나 집구석에 처박힌 삶을 사는 장애인들이 많다. 내 고향이 강원도 동해시인데 만약 내가 지금 동해에서 살고 있다면 거리로 나오는 것은 상상도 못한 채 집 안에서 살았을 것이다.

중증장애인을 위한 최소 3대 과제가 있다고 한다면 주거.활동보조서비스.장애인연금이다. 이 3가지가 갖춰져야 최소 지역사회에서 중증장애인들이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외 정신.지적장애인의 경우엔 지역사회에서의 인식의 문제를 해결하는 게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겠다.

-2012년 4월 20일 장애인의 날, 바라는 내년 장애인의 날은 어떤 모습인가.

내년에는 올해와 다른 이슈나 요구안을 갖고 투쟁을 하고 싶다. 이동권은 지금 10년 째 투쟁을 하고 있고 활동보조서비스도 계속 중점 요구안으로 내세워지고 있다. 이는 아직도 이같은 사안에 대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루 빨리 지금의 요구안들이 해결돼 내년에는 새로운 사안이 논의되고 투쟁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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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영 기자 (tasha@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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