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 올림픽기념관 장애인의 날 행사장. ⓒ박종태

안산시장애인단체총연합회가 주최한 ‘제31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이 지난 20일 오전 안산시 고잔동 올림픽 기념관에서 이화수 국회원, 윤성균 부시장, 김기완 안산시의회의장, 도·시의원, 장애인 등이 자리한 가운데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윤성균 부시장이 직접 강단에 내려와 장애인들에게 각종 상을 시상, 인상 깊었다.

행사를 마치고 진행된 점심식사 시간에는 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식탁을 마련, 타 시·도에 귀감이 될 만했다.

하지만 장애인들이 기념식장을 편하게 찾고, ‘장애인의 날’을 즐기기에는 부족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먼저 장애인들의 편리한 점심식사를 위해 마련한 식탁이 부족해 휠체어장애인들이 외부에서 불편하게 도시락을 먹는 모습이 보였다. 더욱이 일부 장애인은 도시락이 부족해 식사를 하지 못했다.

장애인화장실 및 비장애인화장실 입구의 점자유도블록은 잘못 설치됐고, 시각장애인들에게 성별을 알려 주는 점자촉지도가 설치돼 있지 않아 남녀화장실을 구분할 수 없었다.

남여장애인화장실에는 비상호출버튼, 등받이가 없었고 용변기 손잡이는 넓어 사용이 불편했다.

남자장애인화장실의 경우 출입문이 여닫이여서 손이 불편한 장애인의 사용이 힘들었고, 문고리 잠금장치의 이용도 힘겨웠다. 또한 소변기 손잡이가 튀어 나와 용변기로의 접근이, 세면대 손잡이가 없어 목발 사용 장애인들의 이용이 힘들었다.

특히 올림픽 기념관 곳곳은 시각장애인들의 불편과 안전사고 위험을 초래했다. 행사장 입구에서는 지역 장애인단체가 점자유도블록 위에 천막을 치고,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 시각장애인들의 통행을 방해했다.

주차장으로 가는 경사로 손잡이와 그 앞의 점자유도블록이 일직선으로 설치돼 있어 시각장애인이 부딪치기도 했다. 한곳의 선형 점자유도블록은 턱에 걸려 넘어지도록 설치돼 있었고, 한곳의 점형 점자유도블록 위에는 스테인리스 기둥이 박혀 있었다.

행사장을 찾은 한 시각장애인은 “장애인당사자들이 행사를 하면서 시각장애인 불편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분노했다.

한 휠체어장애인은 “장애인의 날 행사가 엉망이었다. 이전에 문제가 있던 장애인의 날 행사로 되돌아가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장애인인권 헌장 낭녹 모습. ⓒ박종태

윤성균 안산시 부시장이 단상에서 내려와 장애인 좌석을 찾아와 시상을 하고 있다. ⓒ박종태

행사장 입구에서는 지역 장애인단체가 점자유도블록 위에 천막을 치고,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 시각장애인들의 통행을 방해했다. ⓒ박종태

시각장애인이 점자블럭을 따라 가다가 지역 장애인단체가 친 천막 앞에 멈춰서 있다. ⓒ박종태

주차장으로 가는 경사로 손잡이와 그 앞의 점자유도블록이 일직선으로 설치돼 있어 시각장애인이 부딪치기도 했다. 시각장애인이 항의하고 있는 장면. ⓒ박종태

점자유도블록 위에 설치된 스테인리스 기둥. 한 시각장애인이 부딪쳐 멍든 다리를 보여주고 있다. ⓒ박종태

휠에어장애인들이 식탁이 부족해 외부로 나와 도시락을 무릎에 놓고 식사하고 있다. ⓒ박종태

휠에어장애인들이 식탁이 부족해 외부로 나와 도시락을 무릎에 놓고 식사하고 있다. ⓒ박종태

남자장애인화장실에는 세면대 손잡가 없고, 소변기 손잡이 튀어 나와 용변기로의 접근이 어렵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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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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