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형 무장애 건물 인증’ 1호점 홈플러스 월곡점. ⓒ박종태

서울시가 ‘서울형 무장애 건물 인증제’를 도입했다. 시는 무장애 건물로 지정되면 인증서와 명판이 교부되어 장애인, 노약자 등 사회적 약자뿐만 아니라 시민 누구나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장애물 없는 건물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도 얻을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또한 현재 10여개 자치구에서 건물 인증을 추진하고 있으며, 앞으로 빠른 시간 내에 모든 자치구에서 무장애 민간시설 인증제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장애인들은 ‘서울형 무장애 건물 인증’을 받은 건물 이용에 불편함이 없을까? 지난 19일 ‘인증 1호점 현판식’을 가진 성북구 하월곡동 소재 홈플러스 월곡점을 다음날 방문해 장애인 편의시설 실태를 점검해 봤다.

지하철 6호선에 인접한 이곳의 건물구조는 지상 1층 출입구, 지하 1·2층 매장, 지하 3∼5층 주차장으로 되어 있다.

장애인화장실은 남녀로 구분돼 지상 1층에 마련돼 있어, 중증장애인들이 쇼핑 중 또는 주차장에서 급한 볼일을 보려면 올라와야만 하는 불편함이 엿보였다.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점자촉지판과 점자유도블록은 화장실 입구에 잘 설치 돼 있었다. 시각장애인들은 비장애인화장실을 이용한다.

장애인화장실 내부에는 물이자동으로 내려가는 센서, 용변기 뒤 등받이, 세면대 손잡이가 잘 설치돼 있었다. 비상호출 벨 및 휴지걸이도 용변기 옆에 설치돼 있어 이용이 용이했다. 세면대 수도꼭지도 손을 대면 물이 자동으로 나오는 감응장치로 설치돼 있어 긍정적이었지만 손을 닦고 말리는 핸드드라이어가 없었다.

특히 장애인화장실 입구 복도 폭은 1m이하로 대형스쿠터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의 접근이 힘들었다.

이날 점검 중 만난 대형스쿠터 이용 어르신은 들어갈 때는 힘들게 들어갔지만, 나올 때는 통로 벽면에 걸려 나오지 못하고 직원들이 옮겨준 끝에 겨우 빠져 나왔다. 어르신은 “장애인화장실 입구를 크게 잘 만들지 이게 무엇이냐”고 불만을 나타냈다.

지하 1층 계산대 2곳은 장애인 마크를 붙여 놓아 비장애인들과 함께 이용을 하도록 배려했지만 마크만 설치가 되고 문구는 없다. ‘장애인, 노약자, 임산부에게 우선 양보와 배려를 부탁을 한다’는 문구가 장애인 마크와 같이 있어야 한다.

반면 점검한 날에는 손님이 적어 1곳을 제외한 모든 계산대의 문이 닫혀 있었다. 닫힌 계산대에는 장애인 마크를 붙여 놓은 계산대 2곳도 포함돼 있다.

손님이 없어 계산대를 막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되지만 열어두려면 휠체어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장애인 마크가 붙어 있는 계산대여야 한다.

장애인주차장은 멀리서도 잘 보이게 네온사인 장애인마크가 설치돼 있었고, 바닥에는 장애인마크가 새겨져 있어 인식하기 쉬웠다. 주차선 앞에도 조그만 장애인 마크가 그려져 있었고, 차량 주차 여부를 표시해주는 ‘주차상태표시등’이 설치돼 있었다. 하지만 장애인주차 표지판은 예전 표지판으로, 주차가능 장애인들이 주차를 하도록 교체해야한다.

이 밖에도 홈플러스 월곡점 고객센터에는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화상전화기가 설치돼 있었다.

한편 서울시장애인복지과 장애인편의증진팀 담당자는 장애인화장실 접근의 어려움에 대해 “장애인들이 조사를 다했다”고 답변했다.

‘서울형 무장애 건물 인증서'가 홈플러스 월곡점 벽면에 붙어 있다. ⓒ박종태

지상1층의 장애인화장실 입구의 통로가 좁아 대형스쿠터를 이용하는 어르신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 ⓒ박종태

장애인화장실 내부에는 물이자동으로 내려가는 센서, 용변기 뒤 등받이가 잘 설치돼 있다. ⓒ박종태

1층 화장실 입구에는 시각장애인들이 남녀를 구분할 수 있는 점자촉지판과 점자유도블록이 잘 설치돼 있었다. ⓒ박종태

장애인마크가 붙어 있는 계산대 2곳이 모두 닫혀있다. ⓒ박종태

홈플러스 월곡점 각 층 화장실입구에는 휠체어장애인들은 1층 장애인화장실을 이용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박종태

청각장애인들을 위해 고객상담실에 설치된 화상전화기. ⓒ박종태

장애인주차 표지판은 예전 표지판으로, 주차가능 장애인들이 주차를 하도록 교체해야한다. ⓒ박종태

홈플러스 월곡점 장애인주차장은 장애인들이 인식하기 쉽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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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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