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춘선 복선전철 갈매역. ⓒ박종태

서울∼춘천을 잇는 경춘선 복선전철이 21일 개통했다. 지난 1997년 경춘선의 복선화사업이 시작된 지 꼭 13년만이다.

경춘선 복선전철은 중랑구 상봉동에서 춘천까지 81.3㎞에 달한다. 전철요금은 비장애인은 춘천까지 2500원이며, 장애인은 무료다.

상봉-망우-신내-갈매-별내-퇴계원-사릉-금곡-평내호평-묵현-마석-대성리-청평-상천-가평-굴봉산-경강-백양리-강촌-김유정-남춘천-춘천까지 22개 역사가 있다. 이중 신내·별내역은 현재 미개통 상태이며, 상봉·갈매역은 새로 건립됐다. 나머지 역은 리모델링했다.

경춘선 상봉역에선 지하철 7호선, 중앙선(용산~청량리~용문)으로 갈아탈 수 있다. 망우역에서도 중앙선으로의 환승이 가능하다.

개통 하루 전인 지난 20일 새로 건립된 갈매역과 상봉역을 찾아 장애인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지 편의시설을 점검했다.

먼저 갈매역은 엘리베이터가 상·하행선 각각 1대씩 총 2대가 있었다. 입구계단에는 손잡이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입구계단 옆 경사로 초입에는 점자유도블록이 설치돼 있었지만 경사로 구간에 설치된 손잡이가 너무 튀어 나와 휠체어 및 목발을 이용하는 장애인들이 다칠 위험이 높아 보였다.

장애인주차장은 비장애인주차장과 같은 크기로 만들어져 공간이 협소, 휠체어장애인들이 하차하기 힘들었다.

입구에는 시각장애인들이 역 구조를 쉽게 알 수 있도록 부식형촉지도가 설치됐다. 하지만 부식형은 시각장애인들이 손가락으로 읽기가 매우 불편하기 때문에 반구형으로 교체를 해야 한다.

비장애인화장실 입구 벽에는 시각장애인들이 남·여를 구분할 수 있도록 점자촉지판이 설치된 반면, 점자유도블록은 장애인화장실 입구에 설치돼 있었다. 결국 비장애인화장실을 이용하는 시각장애인들이 점자촉지판을 찾을 수 없는 상태였다.

장애인화장실은 휴지걸이, 비상호출벨이 용변기에서 조금 떨어져 설치돼 장애인들이 이용하기 불편해 보였다. 센서는 변기뚜껑에 가려 작동이 안 됐고, 등받이도 미설치됐다. 세면대 수도꼭지는 손만 대면 물이 나오는 감응장치가 아니어서 손이 불편한 장애인들은 수도꼭지 사용이 어려웠다.

상봉역은 지하철 7호선 및 중앙선(용산-청량리-용문)으로 갈아탈 수 있는 환승역이다. 그 만큼 구조가 복잡하다.

지하에 있는 상봉역 맞이방에 들어서면 춘천으로 가는 승강장 엘리베이터가 눈에 들어온다. 옆으로 돌아가면 중앙선이 있다. 용문방향 승강장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가 있는 반면, 맞은편 청량리·용산 방향에는 엘리베이터가 없다. 청량리·용산방향으로 올라가려면 화장실 옆 7호선 환승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한다. 1층으로 올라가면 청량리·용산 방향 승강장으로 가고, 지하 2층으로 내려서 환승 통로를 따라가면 7호선을 승강장을 만난다.

이렇게 복잡하지만 환승역 엘리베이터 위치 표지판이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아, 장애인들은 헤매고 다닐 수밖에 없다.

장애인화장실은 비장애인화장실 안쪽에 설치돼 있다. 화장실 입구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남녀구분 촉지판이 없고, 음성유도기만 설치돼 있다. 음성유도기를 통해 안내를 받으려면, 리모컨이 있어야 하지만 보급이 적어 시각장애인에게는 무용지물이 될 수 있는 우려가 있다.

남자 장애인화장실은 안쪽에 설치가 되어 성별이 다른 가족 및 도우미가 오면 사용하기가 매우 불편했다.

남녀 장애인화장실의 용변기 옆 한쪽의 L자 손잡이는 거꾸로 설치돼 있었고, 제대로 설치된 한쪽 손잡이도 조금 떨어져 있었다. 또한 용변기 뒤 센서를 가린다는 이유로 변기뚜껑을 철거해 중증장애인들이 기댈 수가 없어 등받이 설치가 필요했다.

세면대 손잡이는 없어 목발을 이용하는 장애인들의 사용이 불편했고, 세면대 수도꼭지도 손 만대면 물이 나오는 감응장치가 아니어서 손이 불편한 장애인의 사용이 힘들었다.

남자화장실 소변기에는 손잡이가 없어 목발을 이용하는 장애인들의 큰 불편을 초래했다.

이처럼 갈매역과 상봉역의 편의시설을 점검한 결과 개선해야할 점이 수두룩했다. 더욱이 두 역은 모두 스크린도어서 설치돼 있지 않아 매년 발생하고 있는 시각장애인 선로추락 등 안전사고의 위험이 높아 보였다.

갈매역 입구계단 옆 경사로 초입에는 점자유도블록이 설치돼 있었지만 경사로 구간에 설치된 손잡이가 너무 튀어 나와 휠체어 및 목발을 이용하는 장애인들이 다칠 위험이 높아 보인다. ⓒ박종태

갈매역 장애인주차장은 표지판도 없고, 휠체어장애인이 내릴 수 있는 공간도 협소하다. ⓒ박종태

갈매역 장애인화장실은 휴지걸이, 비상호출벨이 용변기에서 조금 떨어져 설치돼 있었고 센서는 변기뚜껑에 가려 작동이 안 됐다. 등받이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박종태

장애인화장실 점자유도블록은 비장애인화장실 앞에 설치해야한다. 시각장애인들은 비장애인화장실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박종태

상봉역은 7호선, 중앙선, 경춘선으로 환승할 수 있다. ⓒ박종태

상봉역 맞이방을 가려면 지상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가야 한다. ⓒ박종태

상봉역은 장애인들이 엘리베이터를 이용, 환승하기에 매우 어려운 점이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기 복잡하고, 안내 표지판이 제대로 설치도 있지 않기 때문이다. ⓒ박종태

상봉역 장애인화장실은 비장애인화장실 안쪽에 설치돼 있다. ⓒ박종태

장애인화장실의 용변기 옆 손잡이가 거꾸로 설치돼 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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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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