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상수 특파원 =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청각장애인들의 생활을 바꿔놓고 있다고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이 20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10여 년 전 문자메시지가 가능한 휴대전화가 등장하면서 청각장애인들의 생활이 조용히, 하지만 완전히 바뀌었다.

이제 시각장애인들도 친구가 집에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친구의 집까지 가지 않아도 되고, 청각장애인의 아내는 마치 보통 아내들이 지하실에 있는 남편에게 소리를 치듯이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청각장애인 10대는 다른 고교생들과 마찬가지로 백화점 등에서 일반인들과 섞여 문자메시지를 한다.청각장애인인 매트 코치(29. 교사)는 “휴대전화처럼 들고 다닐 수 있는 소형컴퓨터가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없다”며 “만약 이것이 없다면 종이와 펜을 가지고 어렵게 필담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청각장애인인 월터 리플리(54.청각장애인학교 체육교사)는 “휴대전화가 없다면 기본적인 대화도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게 된다”며 “휴대전화로 인해 훨씬 더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불과 10여년전까지만 해도 청각장애인들은 주로 수화나 독화(입술읽기), 필담 등으로 대화를 했으며 일부는 전화선과 연결된 텔레타이프라이터(TTY)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받았다.

그러나 1999년 리서치 인 모션(RIM)의 블랙베리가 출시되면서 청각장애인들의 생활에 극적인 변화가 왔다.

청각장애인 랜 고든(54)은 “소형 문자메시지가 가능한 기기를 7년전에 처음 가지게 됐다”면서 “이때가 내 생활에 진정한 변화가 나타난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때부터 원할때면 언제든지 대화를 할 수 있게 됐다”며 “문자메시지는 정말 빠르고 유용하다”고 강조했다.

기술의 진보는 청각장애인들이 의사표현을 보다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청각장애인들은 새로 출시된 아이폰4에서 수화를 통한 비디오 채팅이 가능해 졌고, 워싱턴대의 한 연구팀은 이와 유사한 연구로 수화비디오를 휴대전화망을 통해 전송하는 기기를 개발 중이다.

버라이존이나 AT&T 등 미국의 주요 휴대전화서비스업체들은 데이터전송만 가능한 휴대전화 요금제를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버라이존에서는 한달 54.99달러에 무제한 문자서비스와 인터넷, 이메일 등이 가능하다. 또 신시내티 등 일부 도시에서는 긴급전화에 문자메시지를 추가했다.

청각장애인학교를 졸업하고 갤로뎃대학에 입학한 데릭 슈미트(19)는 “문자메시지로 일반인과 대화를 하고 있다”면서 “문자메시지는 청각장애인과 일반인이 서로 이해하는데 좋은 도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nadoo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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