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일초중교 방향 보도육교에 설치된 스크루방식 수직형리프트. ⓒ박종태

지하철 1호선 구일역은 장애인들에겐 최악의 역사다. 출입구가 하나 밖에 없는데, 출입구에서 승강장까지 연결되는 엘리베이터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장애인들을 울며 겨자 먹기로 휠체어리프트를 타야하는데, 이게 보통 일이 아니다.

출입구에서 인천방향 승강장으로 올라가려면 휠체어리프트를 한 번만 타면 되지만, 서울방향 승강장으로 올라가려면 휠체어리프트를 무려 세 번을 갈아타야한다. 거꾸로 얘기하면 인천 지역에 사는 휠체어 장애인이 구일역 주변에 볼 일이 있어 구일역 승강장에 내렸다면, 휠체어리프트를 세 번 갈아타야 출입구로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구일역 주변에는 구일초등학교와 구일중학교, 구일고등학교, 동양미래대학 등의 학교가 밀집돼 있다. 주요 시설로는 구로성심병원과 롯데마트 구로점도 있다. 2012년에는 돔구장과 미디어아트센터가 들어설 예정이기도 하다.

구일역 주변 환경도 열악한 실정이다. 구일역으로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3가지가 있는데, 이중 구일초중고교, 구로1동동사무소 방향에는 보도육교가 설치돼 있고, 여기에는 속도가 매우 느린 스크루방식 수직형리프트가 설치돼 있는 것이다. 또한 리프트 입구로 인도하는 점자블록 위로는 자전거들이 무분별하게 세워져 있어 시각장애인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역사 내 장애인화장실은 남녀로 구분돼 설치돼 있었는데, 점검 당시 휴지걸이에는 휴지가 없었다. 등받이가 설치돼 있기는 했지만, 딱딱한 쇠붙이로 만들어 편안하지 않은 실정이었다. 비상호출벨은 제대로 설치돼 있었다.

현재 구일역에는 에스컬레이터 1대가 운행되고 있고, 2대를 추가하기 위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그렇다면 엘리베이터 설치는? 역사측은 “역사 구조상 엘리베이터 설치가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역사 구조상 엘리베이터 설치가 어렵다면 결국 역사를 새로 짓는 방법밖에는 없다. 애초 설계부터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하지 않아서 귀한 혈세를 낭비해야하는 상황인 것이다.

스크루방식 수직형리프트 출입문 앞 점자블록 위로 자전거들이 무분별하게 세워져 있어 시각장애인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박종태

구일역 입구 앞에 잘 설치된 경사로. ⓒ박종태

인천 방향과 서울 방향 모두, 계단이 설치돼 있다. ⓒ박종태

인천 방향 승강장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휠체어리프트가 설치돼 있다. 비장애인들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갈 수 있다. ⓒ박종태

구로역 방향 승강장으로 가는 첫번째 계단에 설치된 첫번째 휠체어리프트. 구일역 출입구 출발 기준. ⓒ박종태

구로역 방향 승강장으로 가는 두번째 계단에 설치된 두번째 휠체어리프트. 구일역 출입구 출발 기준. ⓒ박종태

구로역 방향 승강장으로 가는 세번째 계단에 설치된 세번째 휠체어리프트. 구일역 출입구 출발 기준. ⓒ박종태

장애인용 화장실 용변기에는 등받이가 설치돼 있는데, 장애인들이 편안하게 기댈 수 있는 재질이 아니다. ⓒ박종태

구일역은 역사 구조상 엘리베이터 설치가 어렵다는게 역사측의 입장이다. 에스컬레이터 2대를 추가하는 공사는 현재 진행중이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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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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