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시장 환승통로 계단 앞 기둥에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어 시각장애인에게 위험한 실정이었다. ⓒ박종태

지하철 3호선 수서역에서 가락시장역, 경찰병원역, 오금역까지 이어지는 지하철 3호선 연장구간이 2월 개통을 앞두고 있다. 서울시는 장애인당사자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7일과13일 두 차례 장애인들과 함께 시설을 점검한 바 있다.

에이블뉴스는 지난 26일 현장 취재를 벌인 결과, 가락시장역은 8호선, 오금역은 5호선으로 갈아탈 수 있는 환승역사인데, 환승통로에 엘리베이터 위치를 안내하는 표지판이 부족해 장애인들이 환승통로에서 엘리베이터 찾기가 불편한 실정이었다.

또한 환승통로 계단 기둥 앞에 점자블록이 설치돼서 시각장애인들이 점자블록만 믿고 따라 걷다가는 부딪혀 다칠 위험이 매우 높은 실정이었다.

3개 역사 모두 화장실이 개찰구 안팎으로 2곳씩 설치가 됐는데, 장애인화장실은 개찰구 밖에만 설치됐다. 장애인화장실을 안내하는 위치 마크는 3개 역사 모두 설치가 되어있지 않았다. 화장실이 두 곳이니 어느 곳이 장애인 화장실인지 찾아 헤매야하는 실정이었다.

모든 역사의 장애인화장실에는 용변기 등받이가 전혀 설치되지 않았고, 세면대 거울은 기울기 조절 기능이 없어서 휠체어 장애인들의 경우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가락시장역과 경찰병원역의 경우 시각장애인에게 남녀 성별 정보를 안내해주는 촉지판이 제대로 설치돼 있는 반면 오금역 화장실의 경우 촉지판이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았다.

3개 역사에 설치된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유도기는 계단 위치만 알려주고, 엘리베이터 위치는 알려주고 있지 않았다. 가락시장역의 경우, 오금역 방향 계단 위치를 알려주는 음성유도기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각 역사 내 정보를 안내하는 점자촉지도는 시각장애인들이 손가락으로 읽기 어려워하는 부식형으로 설치됐다.

한편 장애인당사자들은 현장 시설을 점검하면서 장애인화장실이 좁은 편이어서 용변기 방향 쪽 세면대 손잡이를 철거해달라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세면대 손잡이를 철거하면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들이 불편을 겪어야하는 상황으로 손잡이를 올렸다 내렸다 하는 가동식 손잡이를 설치하면 모든 문제가 깨끗하게 해결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중증장애인들이 용변 처리를 잘못했을 경우 사용할 수 있도록 샤워기를 설치하고, 간이 의자를 비치해달라는 의견도 있었다.

경찰병원역 엘리베이터 앞 점자블록을 잘못 설치했다. 버튼 쪽으로 안내하는 것이 옳다. ⓒ박종태

오금역 남자 장애인화장실은 비상호출벨이 뒤쪽에 설치돼 중증장애인에게 불편하다. 세면대 옆 손잡이는 한쪽만 설치돼 있었다. ⓒ박종태

교통카드 충전기 옆 촉지도는 시각장애인들이 손가락으로 읽기 불편한 부식형이었다. ⓒ박종태

경찰병원역 화장실앞 점자블록 위에 화장실을 안내해주는 점자촉지판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박종태

비상화재시 바닥 불빛을 따라 탈출하도록 유도등이 설치됐다. 연기가 바닥에 가라앉을 경우를 대비해 또 다른 유도등 설치가 필요한 실정이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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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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