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학교 엘리베이터 앞은 아직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박종태

서울시가 청계천의 장애인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삼일교와 황학교 2곳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했다. 지난 21일 직접 현장을 찾아보니 지난 18일 오후 1시부터 운행을 시작했지만 엘리베이터 입구의 마무리 공사는 아직도 진행 중이었다.

이 엘리베이터는 하천이 좁아 갑자기 물이 불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 방수형으로 설치됐고, 설치폭을 최소화한 양방향 출입문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침수에 대비해 센서의 수위 감지에 따라 자동으로 작동하는 방수문을 갖춘 특수 엘리베이터이다. 2대를 설치하는 데 무려 7억4천만원이 들었다.

서울시는 이로써 청계천내 교통약자 편의시설이 8곳의 경사로와 2곳의 엘리베이터로 확충됨에 따라 편의시설 간 최대배치간격이 1.5Km에서 1km로 줄어들어 청계천 입출의 편의성이 한층 증진됐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아직도 청계천을 이용하려면 불편함이 많은 실저으로 엘리베이터 설치는 더욱 확대돼야할 것이라고 장애인당사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청계천의 문제점 중의 하나는 인도폭이 너무 좁아 휠체어장애인은 인도로 통행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전동휠체어 및 전동스쿠터를 타는 장애인들이 불편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청계광장에서 삼일교까지 인도폭을 확대 단장했다. 엘리베이터를 추가로 설치해야하는 것처럼 나머지 청계천 구간도 인도폭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 장애인당사자들의 목소리다.

이번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되고, 인도폭이 넓어진 것도 그동안 청계천의 문제점을 소송을 통해서 널리 알려온 장애인단체들과 장애인당사자들이 일궈낸 성과이다.

한편 이번에 설치된 엘리베이터의 옥에 티가 있다면 승강기시설안전관리법 법규를 준수하고 있지만 엘리베이터 출입문이 너무 좁아서 대형 전동스쿠터 장애인이 출입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점이다. 출입문이 좁다보니 자칫 출입문 센서에 휠체어나 스쿠터가 부딪혀 고장 날 위험이 높은 것이다.

지난 20일 청계천을 찾은 엎드려서 휠체어를 타는 김대군씨는 겨우 엘리베이터에 탈 수 있었다. 이 모습을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 및 서울시도시기반시설본부 설비부 관계자가 직접 보고, 문제점을 확인했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추후 방수형 엘리베이터를 설치할 때 출입문을 좀 더 넓힐 수 있도록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삼일교 엘리베이터 앞에 스테인리스로 설치된 울타리는 간격이 넓어 지적장애인들과 발달장애인들이 추락할 위험도 있었다.

엎드려서 전동휠체어를 타는 김대군씨가 좁은 엘리베이터 문을 겨우 통과하고 있다. ⓒ박종태

삼일교 앞 엘리베이터 스테인리스 난간이 위험하게 설치되어 있다. ⓒ박종태

삼일교에 설치된 엘리베이터 모습. ⓒ박종태

황학교에 설치된 엘리베이터 모습. ⓒ박종태

청계광장에서 삼일교 구간 인도폭이 넓어졌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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