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수역 앞 육교에 스크루방식 수직형리프트가 설치돼 논란이 일고 있다. ⓒ박종태

금천구와 안양시는 경기 안양시 만안구 석수동 석수역 앞 시흥대로에 육교를 설치하고, 장애인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스크루방식 수직형리프트를 설치했다. 금천구가 28억원, 안양시가 12억원을 각각 지원해 2007년 12월부터 공사를 시작해 지난달 30일 준공했다. 시흥대로 육교에 설치된 수직형리프트는 2대, 석수역 건너편 도로에 1대를 설치해 총 3대 스크루방식 수직형리프트가 설치된 것이다.

보도육교는 폭 3.7m, 길이 59m로 석수역과 연결돼 있는데, 수직형리프트를 이용하면 장애인들도 석수역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보도육교 밑에는 버스 정류장이 있는데, 비장애인들은 계단을 통해 내려가지만 장애인들은 수직형리프트를 타고 내려가서 횡단보도를 건너면 버스정류장에 갈 수 있다.

문제는 석수역 육교에 설치된 스크루방식 수직형리프트는 수원역 육교에 설치됐다가 안전성 논란이 일자 철거한 제품이라는 것. 현재 구로 애경백화점, 신도림역 등에도 설치돼 있는데, 장애인들에게 큰 위험을 주는 제품이라는 지적이 많다.

스크루방식 수직형리프트의 가장 큰 문제는 걷는 속도보다 느릴 만큼 속도가 느리다는 것이다. 작동할 때는 흔들림이 있어서 이용자들에게 불안감도 준다. 고장으로 내부에 갇힌다면 위쪽에서 스크루를 돌려 문을 열어야하는 단점도 있다. 기계실이 없는 MRL방식 엘리베이터보다 가격도 훨씬 비싸다.

의왕시 육교에 설치된 MRL방식 엘리베이터는 1대당 1억5천만원, 서수원터미널에서 인천 방향 육교에 설치된 MRL방식 엘리베이터 가격은 토목공사를 포함해 1대당 1억2천만원이다. 엘리베이터는 토목공사 비용 때문에 설치 가격에 조금씩 차이가 난다고 한다.

그렇다면 석수역에 설치된 스크루방식 수직형리프트는 얼마나 될까? 총 3대를 설치하는 7억1천만원이 들어 1대 당 2억3,600만원 들어간 셈이다. MRL방식 엘리베이터 보다 1대당 1억원 정도 설치비용이 더 드는 셈이다. 이에 대해 금천구청 토목팀 관계자는 “조달청에 입찰을 할 때 스크루방식 리프트를 지정해 달라고 했으며 가격은 조달청에서 정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지난 3일 현장을 찾은 금천구의회 조윤형 복지건설위원장을 비롯해 금천구 지체장애인협회 담당자, 안양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 등은 속도가 느리고 흔들리는 문제점을 직접 파악했다. 조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철저히 조사를 하겠다고 관계자들에게 자료를 요청했다.

스크루방식 수직형리프트를 직접 경험해본 이들은 하나같이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석수역에도 벌써부터 민원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석수역 매표소 직원은 “속도가 느리고 에어컨 설치가 안 되어 있다고 항의가 많다”고 말했다.

수원시 건설과 도로정비팀 담당자는 “스크루방식 수직형리프트는 속도도 느리고 관리도 어렵고 문제가 많은 제품”이라고 지적했다. 수원시 권선구에는 7개 육교에 엘리베이터가 14대 설치돼 있는데, 이중 스크루방식 수직형리프트는 서수원이마트 육교 2곳에 4대가 설치돼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현재 스크루방식 수직형리프트는 대체검사기준밖에 없어 안전성 확보가 미흡함에도 불구하고, 행정안전부 안전개선과와 승강기안전관리원이 검사기준을 만드는 것을 서로 미루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교통약자 이동편의증진법에는 교통약자를 위한 승강기를 설치할 때, 최소한 9인승 이상을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석수역에 설치된 스크루방식 수직형리프트는 중량제한 450kg으로 9인승에 훨씬 못 미쳐 현행법 위반이다. 한편 석수역은 스크루방식 수직형리프트를 엘리베이터로 거짓 표기해 운행하고 있었다.

금천구청에 스크루방식 수직형리프트 설치를 하지 말아달라는 민원이 제기됐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금천구청 토목과 담당자는 “장애인들만 이용하도록 하고 있으며, 모든 면에서 검토해 설치한 것”이라며 “문제가 생기면 앞으로 설치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 시행규칙

[별표 1]이동편의시설의 구조·재질 등에 관한 세부기준(제2조제1항관련)

(1) 설치장소 및 활동공간

(가) 승강기는 장애인 등의 접근이 가능한 통로에 연결하여 설치하되, 가급적 여객시설 주출입구와 가까운 위치에 설치하여야 한다.

(나) 지상에서 대합실까지는 도로 양측에 1개소씩 설치하되, 지상 횡단이 가능한 곳에서는 도로편측에 1개소만 설치할 수 있다.

(다) 승강장이 양방향식인 경우에는 대합실에서 승강장까지 각각의 승강장에 1개소씩 설치하되, 승강장이 중앙식인 경우에는 대합실에서 승강장까지 1개소만 설치할 수 있다.

(라) 승강기의 전면에는 1.5미터×1.5미터 이상의 활동공간을 확보하여야 한다.

(마) 승강장 바닥과 승강기 바닥의 간격은 3센티미터 이하로 하여야 한다.

(2) 크기

(가) 수송능력 및 규격은 15인승 이상을 기준으로 한다. 다만, 건축물의 위치·구조 등의 이유로 설치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9인승까지 완화할 수 있다.

(나) 승강기 내부의 유효바닥면적은 폭 1.1미터 이상, 깊이 1.4미터 이상으로 하여야 한다.

(다) 출입문의 통과유효폭은 0.8미터 이상으로 하여야 한다.

(3) 이용자 조작설비

(가) 호출버튼·조작반·통화장치 등 승강기의 안팎에 설치되는 모든 스위치의 높이는 바닥면으로부터 0.8미터 이상 1.2미터 이하로 설치하여야 한다. 다만, 스위치의 수가 많아 1.2미터 이하에 설치하는 것이 곤란한 경우에는 1.4미터 이하까지 완화할 수 있다.

(나) 승강기 내부의 휠체어사용자를 위한 조작반은 진입방향 우측면에 가로형으로 설치하고, 그 높이는 바닥면으로부터 0.85미터 내외로 하여야 한다. 다만, 승강기 내부의 유효바닥면적이 1.4미터×1.4미터 이상인 경우에는 진입방향 좌측면에 설치할 수 있다.

(다) 조작설비의 형태는 버튼식으로 할 수 있다.

(라) 조작반·통화장치 등에는 점자표지판을 부착하여야 한다.

(4) 기타 시설

(가) 승강기의 내부에는 수평손잡이를 연속하여 설치하되, 손잡이에 관한 세부기준은 라목(3)의 손잡이에 관한 규정을 적용한다.

(나) 승강기 내부의 후면에는 출입문의 개폐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견고한 재질의 거울 등을 부착하여야 한다. 다만, 승강기 내부의 유효 바닥면적이 1.4미터×1.4미터 이상인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다) 각 층의 승강장에는 승강기의 도착여부를 표시하는 점멸등 및 음향신호장치를 설치하여야 하며, 승강기의 내부에는 도착층 및 운행상황을 표시하는 점멸등 및 음성신호장치를 설치하여야 한다.

(라) 광감지식개폐장치를 설치하는 경우에는 바닥면으로부터 0.3미터에서 1.4미터 이내의 물체를 감지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마) 사람이나 물체가 승강기문의 중간에 끼인 경우 문의 작동이 자동적으로 멈추고 다시 열리는 되열림장치를 설치하여야 한다.

논란이 되고 있는 스크루방식 수직형리프트는 총 3대가 설치되어 있다. ⓒ박종태

스크루방식 수직형리프트를 타려고 기다리고 있는 한 장애인의 뒷모습. ⓒ박종태

수직형리프트이지만 엘리베이터라고 속이고 운행하고 있다. 속도가 느리다는 점도 밝히고 있다. ⓒ박종태

승강기 검사 합격증명서를 내줬지만 스크루방식 수직형리프트는 대체검사기준밖에 없는 실정이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