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을 위한 횡단보도 음향신호기가 전선줄만 남겨놓고 철거됐다. 빨간색 동그라미 안이 남은 전선줄. ⓒ박종태

남산 케이블카 타는 곳 위쪽 북측 순환로 B코스에서 국립중앙극장까지는 많은 시각장애인들이 운동을 하러 자주 찾는 곳이다. 그런데 북측순환로 B코스 횡단보도에 설치된 음향신호기가 고장이 났는데, 빨리 고쳐지지 않아 시각장애인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음향신호기는 시각장애인이 안전하게 횡단보도를 건널 수 있도록 음성으로 안내를 하는 시설이다. 시각장애인들이 횡단보도에 있는 기둥에 설치된 버튼을 누르던지 휴대용 리모컨을 누르면 작동을 하도록 되어 있다. 버튼을 누르면 멜로디 소리가 나며 조금 있으면 적색에서 녹색으로 신호등이 바뀌어 횡단보도를 건널 수 있다.

지난 10일 서울다산콜센터 120으로 고장 신고가 들어갔고, 14일 수리를 위해 음향신호기가 철거됐다. 현재 횡단보도에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아무런 안전 장치가 없어 시각장애인들은 목숨을 걸고 무단횡단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한 시각장애인은 “고장수리를 위해서 철거를 했으면 다른 음향신호기를 달아 놓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면서 “수리를 하는 동안 시각장애인들의 이동권은 누가 보장을 한다는 말이냐”고 지적했다.

서울특별시서부도로교통사업소 담당자는 “빠른 시일 내에 고쳐서 다시 설치할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시각장애인들은 이동 지원 차량을 타고 남산에 산책하러 온다. ⓒ박종태

음향신호기 버튼을 누르면 녹색으로 변경된다는 내용의 알림판. ⓒ박종태

시각장애인들이 많이 산책한다는 것을 알리는 안내판.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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