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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장애인의 날 기념식 들러리 싫다”

420 장애인대회 '나는 장애인이다'…"박수부대 거부"

시설 지원이 아닌 자립생활 지원을…반시설정책 촉구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9-04-20 20:12:37
20일 오후 서울역앞 광장에서 열린 420장애인대회에서 MB 머리속에 자립생활을 심어주고 죽겠다는 문구의 적은 피켓을 든 장애인이 주목을 받았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20일 오후 서울역앞 광장에서 열린 420장애인대회에서 MB 머리속에 자립생활을 심어주고 죽겠다는 문구의 적은 피켓을 든 장애인이 주목을 받았다. ⓒ에이블뉴스
“이 날이 모든 장애인의 염원과 소망의 실천을 다짐하는 진정한 장애인의 날임을 선언한다. 장애인당사자 차별의 철폐, 인간다운 삶의 영위를 보장받는 참복지사회로의 도약을 위해 한 목소리로 뭉쳐 분기탱천하자.”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국지체장애인협회, 한국교통장애인협회, 한국장애인연맹, 한국산재노동자협회, 내일을여는멋진여성,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한국장애인인권포럼은 20일 서울역광장에서 ‘420 장애인대회-나는 장애인이다’를 개최하고 이 같이 선언했다. 이번 대회는 장애인의 날 행사의 주인공이 장애인이어야 하나 들러리가 되고 있다는 비판 의식아래 열렸다.

주최측은 “소위 공무원, 전문가나 저명인사 등이 주축이 된 체육관 잔치에 동원돼 언론이 급조해낸 장애극복의 미담 주인공에게 상패나 나눠주고 박수부대로 이용하는 생색내기 행사를 30년이나 지속하는 현실을 개탄한다”며 “진정으로 장애인의 권리를 요구하고 보장받기 위해 거리로 뛰쳐나왔다”고 대회 개최 배경을 전했다.

이렇게 열린 이날 대회는 장애인의 참여를 보장하고 차별을 없애고 정당한 편의제공을 촉구하는 장애인들의 목소리로 채워졌다. 먼저 한국장애인자립생활총연합회 고관철 상임대표는 “오늘 오전 여의도에서 열린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는 장애인 관련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던 보건복지가족부 장관도 참석했다. 또한 각종 단체장들이 모여 예쁘게 웃어가며 보냈다”며 “그들에게는 행복한 날이었을지 모르겠으나 한쪽에서는 이렇게 비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 상임대표는 “오늘의 비는 비를 맞아본 적이 없어, 나가본 적이 없어 창밖으로 떨어지는 비를 바라보며 눈물짓고 있는 또 다른 동지를 대신해 맞는 것”이라며 “시설이나 집 안에 있는 그들을 위해 나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고 상임대표는 “오늘 이 자리는 올해 안에 활동보조 24시간을 받는 날을 쟁취하고, 주거권을 획득하고, 일하고 싶은 사람은 일을 하는 등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는 투쟁의 서막을 알리는 자리”라며 “우리의 요구를 쟁취할 때까지 멈추지 않고 투쟁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병원과 기도원에서 정신과 관련 치료를 받았던 경험을 얘기한 길벗장애인자립생활센터 안진수 활동가는 “감금해놓고 감시하는 것, 병원에서 손발을 묶어놓고 하는 것을 치료라 말할 수 없다”며 “정신장애인에게 시설에서 생을 마감하라는 획책을 갖고 있는 정부는 시설 지원을 중단하고 자립생활을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안 활동가는 “장애인도 시설이 아닌 자기가 살고 싶은 곳에서 살 수 있도록 480만 장애인이 하나가 돼 힘을 모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애여성네트워크 김진옥 활동가는 “방안에서만 생활하던 장애인들이 목소리를 높여 이룬 일은 많아 자랑스럽고 가슴이 뜨겁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가 우리의 권리를 말해야만 하는 현실이 서글프다”며 “정부와 사회가 우리에게 잘 해줬다면 빗속에 나와 밥을 먹고 마이크를 잡지는 않았을 것이며 장애인의 날인 오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축제를 벌였을 것”이라고 개탄했다.

주최측은 성명서를 통해 장애인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정책은 단호히 거부하고, 장애인들을 옥죄는 모든 사회적·경제적·정치적 차별에 맞서 개선될 때까지 끊임없이 투쟁하고, 시설중심의 수용정책을 단호히 거부하며 반시설정책이 수립될 때까지 투쟁한다고 결의했다. 정부에는 장애인자립생활지원을 위한 장애인복지법 개정 및 시행령·시행규칙을 즉각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20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개최된 420 장애인대회 '나는 장애인이다'의 모습.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20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개최된 420 장애인대회 '나는 장애인이다'의 모습. ⓒ에이블뉴스
20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420장애인대회에서 마포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탈시설을 주제로 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20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420장애인대회에서 마포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탈시설을 주제로 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에이블뉴스
20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420장애인대회에서 활동보조서비스 시간을 확대해 자립생활과 생존권을 확보하라는 피켓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에이블포토로 보기 20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420장애인대회에서 활동보조서비스 시간을 확대해 자립생활과 생존권을 확보하라는 피켓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20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420장애인대회 참가자들이 자립생활의 염원을 담아 함성을 지르고 있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20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420장애인대회 참가자들이 자립생활의 염원을 담아 함성을 지르고 있다. ⓒ에이블뉴스
20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420장애인대회 참석자들에게 가장 큰 호응을 받은 함께하는 UD실천연대의 '청계천 장애인차별 모의재판' 퍼포먼스의 모습.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20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420장애인대회 참석자들에게 가장 큰 호응을 받은 함께하는 UD실천연대의 '청계천 장애인차별 모의재판' 퍼포먼스의 모습. ⓒ에이블뉴스
곡우인 장애인의 날. 쏟아지는 빗속에서 진행된 장애인 대회 참가자들은 웃고 즐기며 더욱 크게 그들의 목소리를 높였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곡우인 장애인의 날. 쏟아지는 빗속에서 진행된 장애인 대회 참가자들은 웃고 즐기며 더욱 크게 그들의 목소리를 높였다. ⓒ에이블뉴스

맹혜령 기자 맹혜령 기자블로그 (behind81@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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