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진행된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 전국투쟁결의대회 삭발식을 참석자들이 지켜보고 있다. <에이블뉴스>

“오늘 우리들의 잘려진 머리카락은 지금까지 장애인들이 차별받으며 당해왔던 아픔과 수치와 고통의 눈물이다. 우리가 삭발하는 것은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고 부끄럽지 않은 세상을 만들려는 것이며, 그러한 세상에서 장애인도 꿈을 꿀 권리, 행복할 권리를 누리기 위한 투쟁이다.”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공동투쟁단 소속 활동가 9명이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건너편 국민은행 앞에서 열린 제13회 세계장애인의날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 전국투쟁결의대회에서 삭발 투쟁을 벌였다.

이날 삭발 투쟁에 동참한 활동가는 장애여성공감 박영희 대표,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 김광이 사무국장, 성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최용기 소장,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 김동효 준비위원장, 강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운호 소장, 성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원교 소장, 피노키오장애인자립생활센터 정만훈 소장, 동작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해룡 소장, 민주노동당 장애인위원회 김태현 부장이다.

[포토뉴스]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촉구 삭발식

이들 9명의 잘려진 머리카락은 투쟁결의문과 함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회의원 20명에게 택배로 전달됐다. 이 투쟁결의문에는 장애인계가 약 4년간에 걸쳐 만들어 국회로 보낸 ‘장애인차별금지및권리구제에관한법률안’을 조속히 심의해달라는 요구가 담겼다.

특히 공동투쟁단은 투쟁결의문을 통해 “정부와 여당이 끝까지 장애인을 우롱한다면, 우리는 지금까지 받아왔던 차별의 분노를 피눈물의 저항으로 묶어낼 것”이라며 “장애민중을 우롱하고 기만하는 이 땅의 권력과 정부에 맞서,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제정되는 순간까지 480만 장애민중과 함께 끝까지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열린 전국투쟁결의대회에는 전국에서 모인 300여명의 장애인 당사자들과 활동가들이 참여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안을 대표 발의한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도 참석해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제정될 때까지 투쟁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날 투쟁발언을 하기 위해 무대에 오른 한국농아인협회 김이호 부회장과 한국지체장애인협회 박덕경 회장은 이구동성으로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박 회장은 “지농맹이 앞장서서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 투쟁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공동투쟁단은 이날 전국투쟁결의대회를 마친 후에는 여의도에서부터 열린우리당 당사 앞까지 행진하며 시민들에게 장애인차별금지법의 필요성을 알리며 지지를 호소했다.

삭발식이 진행되기 전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는 활동가들. <에이블뉴스>

삭발을 마친 후 다시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는 활동가들. <에이블뉴스>

전국투쟁결의대회를 마치고, 참가자들이 국회의사당을 뒤로 하고 열린우리당 당사앞까지 행진할 준비를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촉구 행렬이 KBS 본관 앞을 지나 열린우리당사로 향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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