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국회 앞에서 열린 ‘박김영희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대표의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인권위원 국회 부결 규탄 기자회견’에서 장애인 등이 ‘대한민국 인권은 죽었다’라는 피켓을 들고 있다. ⓒ에이블뉴스

장애인들이 박김영희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대표의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 인권위원 국회 부결과 관련 국회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와 국가인권위원회 제자리찾기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10일 국회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 “인권위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저버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회는 지난 8일 본회의를 통해 ‘박영희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 선출안’을 부결 처리했다. 이날 선출안은 총 260표 중 99명 찬성, 147표 반대, 14표 기권으로 투표율 38%에 그쳤다.

앞서 야당 몫으로 인권위 비상임위원으로 추천된 박 후보자는 지난 8월 임시국회에서 선출안이 상정될 예정이었지만, 과거 정당활동 경력이 문제시돼 선임 절차가 보류된 바 있다.

이들에 따르면 박 대표는 장애인인권을 비롯한 여러 인권운동에 항상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더 나은 인권의 시장을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정당활동 역시 인권운동의 일환으로 함께했던 것이기 때문에 반대에 앞장섰던 국회의원들이 정치적으로 함부로 악용하고 매도할 흔적이 아니라는 것.

새누리당은 박 대표가 통진당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인권위원의 자격이 부적합하다고 했지만 정작 부적합하고 자질 없는 사람들은 박 대표가 인권운동의 일환으로 잠시 거친 통진당 활동을 마치 종북인 것처럼 몰아세우고 끝내 선출을 부결시킨 새누리당과 보수언론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왼쪽부터)국가인권위원회 제자리찾기 공동행동 명숙 위원장과 국제민주연대 나현필 사무국장,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옥순 사무총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공동행동 명숙 위원장은 “인권활동가이면서 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ICC)가 권고한 인권위원 추천 절차를 밟은 최초의 비상임위원 후보자인 박 대표가 떨어졌다”면서 “정당활동도 하지 않고 당적을 갖고 있지 않은 박 대표가 왜 비상임위원이 될 수 없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 다시는 이런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켜볼 것”이라고 토로했다.

국제민주연대 나현필 사무국장은 “ICC가 우리나라 인권위의 등급을 보류한 것은 투명한 절차를 통해 인권위원을 뽑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회가 시민사회의 추천으로 선출된 박 대표를 인권위원으로 뽑지 않은 것은 인권위가 B등급이 되도 상관없는 태도로 보인다”면서 “국제사회에 이러한 행태를 낱낱이 알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장연 박옥순 사무총장은 “박 대표는 인원위원 구성의 다양화에 기여하고 오랜 시간 장애와 인권단체의 활동경력을 통해 시민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적합한 후보였다. 그러나 국회는 이런 박 대표 선출안을 부결시켜 지난 이명박 정부 이후 독립성 훼손 등으로 식물인권위로 비판받은 국가인권위원회를 되살릴 기회를 스스로 저버렸다”고 강조했다.

이어 “새정치민주연합은 시민사회가 참여해 인선절차의 투명성을 확보한 국가인권위원회 후보추천위원회 활동의 의미를 퇴색시키지 말고 인권기준에 걸맞는 인권활동과 현장에 헌신한 인권활동 전문가를 적극적으로 추천하라”고 덧붙였다.

한편 기자회견이 끝난 후 장애인들은 국회를 향해 ‘국회의원 나리님들! 인권이 당신들 오줌만도 못한 것입니까’라고 외치면서 오줌을 뿌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한 장애인이 ‘국회의원 나으리, 인권에 낙인을 찍으셨습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에이블뉴스

국회를 향해 오줌을 투척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장애인.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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