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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이라고 “바보XX”, 주먹질 무방비 노출

재가장애인 26% 학대 경험…성폭력 5년 이상 지속

60%가 ‘꾹’ 참는 현실…“초기 학대 발견·예방 중요”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8-03-09 17:59:45
지역사회 재가장애인들이 학대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에이블포토로 보기 지역사회 재가장애인들이 학대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지역사회 재가장애인들이 학대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장애인이라며 동네사람들로부터 ‘바보XX’ 욕설부터 가족, 시설의 목사와 장로에 의한 성추행 등 성적 학대를 당하고 있는 것.

더욱이 성적 학대의 경우 지속 기간이 5년 이상으로 매우 길고, 주로 주변사람들에 의해 많이 발생하고 있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재가장애인 인권실태조사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2014년 ‘염전노예사건’ 이후 연이어 이어진 장애인 노예사건을 계기로 재가장애인 인권실태 파악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진행됐으며, 연구는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가 수행했다.

실태조사는 지난해 9월부터 한 달간 서울시, 경기도, 인천광역시에 거주하는 총 569명의 지역사회 재가장애인을 대상으로 했다.

조사 결과, 최근 1년간 학대경험이 있는 장애인이 무려 147명, 25.8%에 달했다. 남성, 여성 간 차이는 없었으며 50대 이상에서 더욱 많이 경험했다.

전체 학대건수 223건 중 정서적 학대가 116건으로 52%로 가장 높았고, 신체적 학대 35건, 경제적 학대 34건, 성적 학대 20건, 유기 방임 18건 등이었다.

"같은 건물에 거주하는 고시원 이용자들이 행동이 굼뜨다고 주먹이나 말로 위협했다.”

정서적 학대는 욕설, 조롱, 비난을 당한 경우가 14.4%로 가장 높았고, 위협하거나 협박한 경우도 7.9%나 존재했다.

구체적으로 지하철에서 모르는 사람이 화난 표정으로 빨리 못 간다고 욕을 하고, 낯선 타인으로부터 장애를 가졌단 이유로 욕을 했다.

또 같은 건물에 거주하는 고시원 이용자들로부터 행동이 굼뜨다며 주먹으로 위협당하기도 했다. 경험횟수는 거의 매일이 22.2%로 높았고, 주 행위자는 친구/이웃이 57.9% 였다.

“선생님이 지각하거나 말을 안 들으면 방 안에 가두고 문을 잠갔다.”

신체적 학대는 신체의 일부나 물건 등으로 때린 경우가 가장 많은데, 이중 87.5%가 상해를 입었다. 원치 않는 수술을 받거나 내 몸을 강제로 억압하거나 감금당한 경우도 있었다.

이들은 매일 또는 연 1~2회 정도, 지속기간은 5년 이상으로 길었다. 주 행위자는 부모, 배우자, 시설 종사자 등 다양했다.

“시설의 목사님, 장로님, 할머니 손자에 의해 성추행을 당했다.”

성적학대의 경우 ‘성희롱’, 강제로 성관계를 갖거나 몸을 만지는 ‘성추행 또는 성폭력’, 원하지 않는 성관계를 강요당한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 돈을 줄 테니 성관계를 하자고 집요하게 요구한 ‘성매매 강요’ 순으로 많았다.

구체적 사례를 보면, ‘몸 만져도 되느냐’란 SNS 메시지를 받기도, 각종 모임에서 성적 수치심을 느끼는 발언을 했다.

성폭력 피해의 경우 마을에 사는 남자가 가슴을 만지고 성관계를 가졌으며, 시설의 목사님, 장로님, 할머니 손자에 의해 성추행, 폭행을 당했다. 5~10만원을 준다며 같이 자자는 요구도 있었다.

성적 학대의 경우도 전반적으로 성적 학대를 경험하는 기간이 길고, 친구/이웃에 의해 많이 발생하고 있었다.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 ”가족이 가해자라서“ 꾹 참는 피해자들

하지만 이 같은 학대를 당하고도 약 60%의 피해자가 ‘꾹’ 참을 수밖에 없었다.

정서적 학대는 ‘신고해도 달라질 것 같지 않아서’, 신체적 학대는 ‘보복이 두려워서’, 성적 학대는 ‘행위를 한 사람이 가족이거나 나와 가까운 사람이라서’ 등의 사유였다.

학대와 관련한 지원 받은 경험도 22.5%로 저조했다. 이들은 가장 필요로 하는 지원으로 심리‧정서적 지원과 복지지원을 꼽았다.

보고서는 “거의 매일 학대를 경험하거나 기간도 5년 이상이 상당부분 존재한다. 상당수가 또 집에서 가족과 친인척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며 “가족과 친인척들에게 효과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예방적 차원에서의 개입 방안이 절실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재가로 분류되는 개인미신고시설, 종교시설에 대한 현황 파악 및 관리 감독이 강화되고 초기에 학대를 확인하고 개입할 수 있어야 한다”며 “학대를 예방하기 위해 신고의무자를 대상으로 한 지속적 교육과 보호규정이 강화되는 방안으로의 법 개정이 요구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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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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