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대표가 서울시 중구 저동에 위치한 국가인권위원회 현판 옆에 장애인인권활동가 고 우동민 씨의 이름 석 자를 새겼다.ⓒ에이블뉴스

“우동민의 죽음에 대해 이성호 인권위원장이 공식적으로 사과하지 않으면 직접 들어가서 받아낼 겁니다.”

28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대표가 서울시 중구 나라키움 저동빌딩에 입주해있는 국가인권위원회 현판 옆에 장애인인권활동가 고 우동민 씨의 이름 석 자를 새겼다. 국가인권위 제자리 찾기 공동행동 주최 기자회견 도중 벌어진 돌발행동에 인권위 직원들이 항의했지만 박 상임대표는 멈추지 않고 경고로 대응했다. “보수정권 시절 저지른 인권침해 행위에 대해 참을 수 없다”

박 상임대표가 새긴 ‘우동민’은 지난 2010년 12월 3일 세계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권단체가 인권위에서 장애인활동지원법의 올바른 제정, 무자격자 현병철 위원장 즉각 퇴진 등을 규탄하며 펼친 점거농성에 참석했다. 당시 인권위는 건물을 점거했다는 이유로 전기와 난방을 차단하고 엘리베이터 운행을 중지했다.

중증장애인이었던 우 씨는 농성 도중 폐렴 증세로 응급차에 실려 갔고, 결국 병세가 악화돼 2011년 1월 2일 사망했다. 이는 2012년 현병철 위원장 연임 청문회에서 공식적으로 확인됐고, 마가릿 세카기야 유엔인권옹호자 특별보고관의 조사로 국제사회에 알려졌다.

2014년 유엔인권이사회에서도 인권침해에 대한 우려를 명시한 보고서를 채택했다. 하지만 당시 인권위는 사과가 아닌 ‘장애인권활동가들의 폭력 때문이다’이라고 변명해 큰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 후 2015년 이성호 위원장이 취임 후 장애인권단체를 방문, 이 자리에서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지만 이 위원장은 유감표명을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이를 철회, 현재까지 공식적 사과는 없다.

박 상임대표는 “우동민 열사 죽음 이후 인권위를 찾기 싫었지만 정권이 바뀌고 ‘인권’이야기를 제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을 심어보려고 왔다”며 “우동민 열사의 사망, 인권침해행위에 대해서 공식적인 사과를 해야 한다. 오래 못 기다린다. 2주 내 사과가 없으면 직접 인권위로 들어가겠다”고 경고했다.

국가인권위원회 현판 앞에서 장애인활동가들이 “공식사과 없으면 직접 인권위로 들어가겠다”고 집중투쟁을 경고했다.ⓒ에이블뉴스

한편, 이날 국가인권위 제자리 찾기 공동행동은 기자회견을 통해 인권위의 개혁과제를 6가지를 발표했다.

박 상임대표가 요구한 과거 인권침해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책 마련을 더불어 ▲독립성 강화와 인권위원 후보추천위원회 구성 ▲인권위 관료화 극복과 외부인사 사무총장 임명 ▲운영의 투명성과 책임성 강화 ▲시민사회와의 실질적 교류와 인권현안 개입력 확대 ▲인권위 내 비정규직 문제 해결 등이다.

인권운동사랑방 명숙 상임활동가는 “시민사회와 소통하고 인권 현황과 의제를 발굴하는 것은 국가인권기구의 숙명이지만 보수정권 9년 동안 소통이 없었다”며 “인권위는 언론보도를 통해 개혁 TF를 구성했다고 하지만 무자격자 인권위원이 많고 관료화 되고 있는 현실 속 내부 개혁은 힘들다. 시민사회 소통과 관료화 극복을 위해 외부인사로 사무총장을 임명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가인권위 제자리 찾기 공동행동은 28일 기자회견을 통해 인권위의 개혁과제를 6가지를 발표했다.ⓒ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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