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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현관문 ‘꽝’ 장애인 인권침해 논란

전동휠체어 끼임, 손해 배상 ‘공개 안내문’ 부착

“범죄자 취급, 공개사과해야”…“의도한 것 아냐”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6-12-09 14:39:06
서울 구로구 연지타운2단지 206동 공동현관문 앞에 붙은 안내문.ⓒ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서울 구로구 연지타운2단지 206동 공동현관문 앞에 붙은 안내문.ⓒ에이블뉴스
‘공동현관을 파손한 방문객의 CCTV 영상을 수사기관에 접수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도록 하겠습니다.’

서울 구로구 연지타운2단지 206동 공동현관문 앞에 붙은 안내문으로 중증장애인과 관리사무소 측간의 갈등이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졌다.

사건의 시작은 지난 11월30일, 해당 아파트에 거주하는 박지주씨의 집에서 중증장애여성들의 모임이 있었다. 모임 참석자 서정숙씨(40세, 지체1급)가 공동 현관 로비층에 설치된 공동자동현관문을 통과하려는 순간, 현관문이 너무 빨리 닫히는 바람에 전동휠체어가 끼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서 씨는 당황한 나머지, 빠져나가려고 하다 문이 밀리며 파손됐다.

서씨는 13층에 위치한 박 씨의 집에 들어와 사고 사실을 알렸고, 처리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 과정 중 사건 현장을 본 다른 입주민이 먼저 관리사무소에 신고했고, 박 씨 또한 관리사무소에 이를 알렸다. 이후 직원들과 사고현장에 가서 파손된 자동문을 확인했으며 배상을 요구하는 직원들에게 수리과정을 알아봐달라고 부탁했다. 그 후, 지난 5일부터 공동현관문과 엘리베이터 안에 안내문이 붙은 것이다.

‘공동현관 출입문 파손’이라고 큰 빨간 글씨와 함께 사고 당시 서 씨의 모습이 찍힌 CCTV 영상 캡쳐, 파손한 방문객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또한 ‘9일 오후6시까지 관리사무소로 연락 바란다’는 문구도 함께 였다.

박 씨와 서 씨의 입장에서는 이미 관리사무소 측에서 사고 경위와 당사자를 파악했음에도, 이 같은 안내문 부착은 협박성에 가까운 인권침해라는 주장이다. 9일 오전, 기자가 해당 아파트 공동현관문을 방문하니 여전히 안내문은 부착돼있던 상태였다.

박씨는 “해당 공동현관문은 예전부터 센서 작동과 닫힘 시간이 짧아 불편함이 많아 몇 번이고 시간조절을 부탁한 적도 있지만 해주지 않았다”며 “안전에 문제가 있었던 점을 인지하지 못하고 사무소 측은 파손만을 운운하며 책임 추궁을 한다”고 지적했다.

서 씨 또한 “일단 사고가 났으면 파손은 둘째 치고, ‘몸은 괜찮냐’고 묻는 것이 먼저인데, 사고 당일 직원이 다짜고짜 ‘배상해야 한다’고 첫 마디를 했다”며 “안내문을 이렇게 붙여 놓으면 여기 사는 주민들이 ‘파손하고 도망간 거 아니냐’고 생각하지 않겠냐. 사무소가 범죄자 취급을 한 셈”이라고 토로했다.

9일 오전 서울 구로구 연지타운2단지 206동 앞에서 사건 당사자인 서정숙씨, 입주인 박지주씨 등 지인들과 강지원 관리소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9일 오전 서울 구로구 연지타운2단지 206동 앞에서 사건 당사자인 서정숙씨, 입주인 박지주씨 등 지인들과 강지원 관리소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에이블뉴스
이에 강지원 관리사무소장은 “사고 당사자의 연락처를 알 길이 없어서 해당 안내문을 붙였다. 피해를 주려는 것이 아니라 저걸 붙여놔서 당사자와 이야기가 되면 떼려고 했다. 의도적인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즉각 박씨가 “이미 당사자가 방문했던 곳이 우리집인 것을 알면서 충분히 연락처를 알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고 추궁하며 한때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결국 강 소장은 붙여놓은 안내문을 뗐다. 안내문을 왜 뗐냐는 질문에는 “당사자를 만났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서씨는 “안내문을 뗐지만 그것으로 끝은 아니다. 똑같이 관리소 측에서도 공개 사과해야 한다. 안내문을 똑같이 부착해서 사과를 해라”고 피력했다. 하지만 강 소장은 “사과하라고 말을 한다면 사과를 하겠다”면서도 “공개 사과문은 붙이지 않겠다. 우리 입장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는 사정이었다. 인권침해고 명예훼손이면 그렇게(법으로) 하시라”고 자리를 떴다.

함께 자리한 은평장애인자립생활센터 최용기 소장은 “관리소 측에서 대응을 잘 못했다. 당사자를 찾고자 한다면 사진을 부착하지 않고 목격자를 찾는다는 식의 방법을 취했어야 옳다”며 “악의성이 있는 부분이다. 인권침해 부분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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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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