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귀래사랑의집 사건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와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25일 서울 종로 보신각과 보건복지부 앞에서 ‘원주귀래사랑의집 사망 장애인 장례 및 발달장애인 합동위령제’를 가졌다. ⓒ에이블뉴스

일명 ‘천사 아버지’로 불리는 장모씨에게 입양됐다 10년 넘게 병원영안실에 방치됐던 발달장애인 장성광(본명 이광동), 장성희씨의 넋을 위로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원주귀래사랑의집 사건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와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25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4시간 동안 서울 종로 보신각과 보건복지부 앞에서 순차적으로 ‘원주귀래사랑의집 사망 장애인 장례 및 발달장애인 합동위령제’를 가졌다.

장모씨는 1989년과 1993년 21명의 지적장애아를 입양했고, 언론에서는 장씨를 대단한 사명감을 가진 ‘천사’로 방송하면서 상당한 후원금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 6월 모 방송매체 확인결과 입양됐던 15명의 행방이 모연했고, 이광동씨와 장성희씨는 제대로 돌봄을 받지 못해 영양실조로 사망했는데도 장씨는 병원 측의 배상을 요구하며 장례를 거부 각각 10년과 12년 동안 병원 영안실에 방치했던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줬다.

이 같은 충격적 이야기가 방송이 타자 수년전 자녀를 장씨에게 보냈다고 밝힌 가족들이 찾아왔고 그 중 한 가족이 12년 전에 죽은 이광동씨의 유가족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원주시민사회단체와 장애인단체를 중심으로 대책위가 꾸려졌으며, 장씨와 함께 거주하고 있던 4명의 발달장애인을 구출해 분리 조치했다.

이날 보신각 위령제에는 발달장애인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고 이광동씨의 유가족과 두 단체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했으며, 추모글 낭독, 죽은 원혼을 달래기 위한 진혼굿, 헌화 순 등으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이어 4시께부터 보신각에서 안국동 사거리를 지나 복지부까지 약 1시간가량 운구행렬이 이어졌고, 다시 복지부 앞에서 발달장애인의 영혼을 달래기 위한 위령제가 열렸다.

처음 복지부 앞마당 내에서 위령제를 지낼 수 있도록 복지부에 바리게이트를 철거 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복지부가 그룹 한화 사유지임을 강조하며 불가 입장을 밝히면서 언성이 오 갖고 유가족과 이들 단체는 바리게이트를 무단으로 넘고 위령제를 지내야 했다.

이광동씨의 동생 이미화 씨는 “복지부는 복지를 위해 존재하는 것으로 복지 앞에는 천한 목숨 등 기준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복지부가 목숨에 값을 매기는 것 같다”며 “지금까지 투쟁이라는 단어를 써본 적 없는데 죽은 오빠를 통해 깨닫는 것이 많다. 모든 일이 원상태로 돌아갈 때가지 힘 쓰겠다”고 밝혔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윤종술 대표는 “하늘나라에서 고인들 훌훌 날아다니게 마지막 보내는 마음으로 왔지만 복지부 행태를 보니 엄숙한 자세로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발달장애인이 12년 동안 냉동고에 있었는데 아무도 몰랐다. 복지부는 자기 탓이 아니라고만 한다”고 분개했다.

특히 이들은 발달장애인법 제정을 통해 발달장애인 및 그 가족들이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보장받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장애인부모회 노익상 회장은 앞서 열린 보신각 위령제에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들도 국민으로써 의무교육, 의식주를 영위할 권리를 가진다“며 ”발달장애인 가족을 위한 발달장애인법이 국회를 통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23일 원주의료원에서는 고 이광동씨의 장례식이 유가족들을 중심으로 치러졌고, 지난 24일에는 두 발달장애인 노제 및 추모문화제가 원주시청 앞에서 열렸다.

하지만 고 장성희씨는 연고자를 찾지 못해 현재까지 병원 냉동고에 방치돼 있다. 현재 아버지로 있는 장씨가 장례식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춤꾼 이삼헌씨가 죽은 원혼을 달래기 위한 ‘진혼굿’을 벌이고 있다. ⓒ에이블뉴스

장애인단체 회원들이 줄을 지어 헌화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고 이광동씨 유가족 및 장애인단체 회원들이 보신각에서 복지부 앞까지 운구행렬 했다. ⓒ에이블뉴스

고 이광동씨 유가족 및 장애인단체 회원들이 발달장애인법 제정을 촉구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행렬하는 모습. ⓒ에이블뉴스

휠체어장애인들도 유가족의 뒤를 따라 운구행렬에 함께 했다. 이를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기다리던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에이블뉴스

복지부 앞 청사에 다다른 유가족 및 장애인들 모습. 복지부 앞마당에서 위령제를 지내고자 복지부에 요청했지만 복지부는 그룹 환화 사유지임을 장조하며 불가 입장을 밝히면서 언성이 오갖고 유가족과 단체는 바리게이트를 무단으로 넘고 위령제를 지내야 했다. ⓒ에이블뉴스

고 이광동씨의 어머니 조영실(67세) 씨가 복지부 앞에서 고개를 떨구고 있다.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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