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가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전후로 약 20일 동안 지상파 4개 방송사 뉴스프로그램의 장애인관련 기사를 분석한 결과, 여전히 장애인은 동정·시혜의 대상이고 방송 소외계층이라는 점이 드러났다며 언론의 장애인문제에 대한 인식 수준을 비판했다.

▲장애인 관련 기사 19건뿐=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장애우방송모니터단은 지난 4월 1일부터 21일까지 MBC 9시 뉴스데스크·SBS 8시 뉴스·KBS1 뉴스9시 뉴스·KBS2 8시 뉴스를 모니터했다. 모니터단은 “장애인을 소재로 한 뉴스는 총 19꼭지에 불과했다”며 “이는 장애인이 자신의 목소리를 알리기 위해 극단적 방법을 쓸 수밖에 없는 슬픈 현실을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모니터단은 “이 19개의 기사마저 행사소개 7건·미담기사 6건·정보소개 3건·사건사고 2건·고발 1건 등 장애인들이 처한 실질적 생존문제보다 시혜적인 관점이나 장애를 극복의 대상으로 보는 관점에서 장애인을 다루는 미담기사가 대부분이었다”며 언론의 잘못된 인식과 태도를 꼬집었다.

▲잘못된 용어 사용으로 부정적 인식 심어=방송사들은 ‘몸이 불편해도 베풀 줄 아는 사람, 몸은 멀쩡해도 욕심만 있는 사람(SBS,4/19)’, ‘팔다리 굳었지만(KBS1, 4/20)’, ‘장애는 넘지 못할 벽이 아니다(KBS2, 4/20)’, ‘불굴의 의지로 세상의 편견과 장애를 극복한(KBS2, 4/20)’, ‘앞 못 보는 사람들 불쌍해서 어떻게 살아(KBS2, 4/20)’, ‘(장애아동을 보며) 곧 나을 거라 위로를(KBS1, 4/19)’, ‘장애 속에서도 절망보다는 희망의 자락을 붙잡으려 애써온(KBS1, 4/20)’, ‘불완전한 신체조건을 가진(KBS2, 4/18)’와 같은 용어를 사용했다.

이에 대해 모니터단은 “소수자의 권리옹호에 앞장서야할 언론이 장애인을 부정적으로 보게 만드는 용어를 써서 장애인에 대한 좋지 않은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말았다”고 성토했다.

▲장애인의 날, 투쟁 현장 다룬 방송사는 MBC뿐=장애인의 날인 4월 20일에도 MBC만이 비를 맞으며 생존권을 위해 투쟁한 장애인들의 집회현장을 취재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날 KBS1은 ‘장애인 실종문제’와 ‘구족화가 할머니의 삶’이라는 기사를 방송했고, KBS2는 장애체험 행사소식과 ‘장애는 넘지 못할 벽이 아니다’라는 미담기사를 방송했으며, SBS는 장애를 소재로 한 뮤지컬을 소개하는 기사만을 방영했다.

이에 대해 모니터단은 “장애인의 날이라고 장애인의 목소리를 다루긴 했지만 기존의 관점에서 앵무새처럼 비슷한 보도를 그대로 답습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 눈물, 잘못 지적하는 언론 없어=홀트요양원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의 눈물과 관련한 기사에 대해서도 “장애인에 대한 대통령의 잘못된 인식을 지적하지 않고 미담기사 형식으로 다룬 것은 언론의 장애인에 대한 이해부족과 잘못된 인식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모니터단은 “적극적인 관심과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다양한 관점으로 장애인들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올바른 정보를 전달로 장애인 문제 개선에 이바지할 수 있는 진정한 공중파 뉴스 프로그램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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