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님, 장애인생존권 요구가 테러로 보입니까?

지난 8일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을 보호하는 경호실의 시연을 관람하며 박수치며 격려하는 장면이 언론에 보도되었다. 그 경호 시연 상황 장면 중에 하나가 대통령 연설 중에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플랭카드를 들고 '장애인생존권을 보장하라!' 구호를 외칠 때 경호원이 제압하는 장면이었다.

그 장면이 모든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언론에 공개되어야 하는 대통령을 위협하는 테러의 상황인가. 제대로 움직일 수 없는 몸을 휠체어에 의지하고 있는 그 장애인이 들고 있는 것은 생존의 요구가 적힌 플랭카드일 것이다. 그가 들고 있는 것이 폭탄이며 총이며 칼이란 말인가. 그 상황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무술을 자랑하는 대통령 경호원이 한방에 진압하는 장면이었다. 그러한 상황을 대통령 경호실에서 연출을 해서 대통령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장면이라며 대통령 경호실의 위용을 전 국민에게 자랑하는 현실이 너무나 씁쓸하고, 한나라의 대통령으로 초라하기 그지없다.

이것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님을 우리는 현실에서 뼈저리게 느낀다. 이미 경찰은 장애인의 생존권을 요구하는 집회에서 장애인과 휠체어를 분리시키면서 진압하고, 방패로 휠체어를 탄 장애인을 가격해서 얼굴뼈를 박살내고 하고 있다. 가장 비폭력적이며 평화적인 집회에서 경찰은 가장 폭압적인 방식으로 진압하고 있는 것이 이명박 정부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말살하고 사회적 약자의 생존권적 요구마저 폭력으로 진압하는 폭군의 길을 가고자 하는가.

진실로 이명박 정부가 장애인생존권 요구의 몸짓을 테러로 규정한다면, 진정으로 테러를 저지르는 자는 이명박 정부일 것이다. 부자들을 위한 세금을 감면하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예산을 삭감하는 이명박 정부, 중증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장애인활동보조예산을 삭감하며 생활시간을 보장하라는 목소리를 폭력으로 진압하는 이명박 정부는 바로 장애인에게 진짜 테러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행동은 장애인이 살아가기 너무나 척박한 불행한 나라에서 생존하기 위해 부당한 차별에 저항하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그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2009. 9. 9.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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