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시행된 청와대 경호시범에서 장애인을 범죄자 취급하는 시연 동영상이 공개되었다. 청와대의 인권인식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모욕적인 사건이다.

동영상으로 공개된 장면은 휠체어 장애인이 대통령에게 접근하여 장애인 차별을 철폐하라는 펼침막을 펼치고 구호를 외치자 청와대 경호원들이 곧바로 펼침막을 빼앗고 제압하는 모습이었다.

우선 대통령 연설에 접근하는 사람을 장애인으로 설정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다. 이명박 대통령은 후보시절 장애인 불임시술을 언급했던 경력이 있다. 이와 같은 대통령의 장애인에 대한 저열한 인권인식이 청와대 경호실의 장애인 제압시연으로 나타난 것은 아닌지 국민들은 우려스럽다. 대통령이 장애인에 대한 차별적 시선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한, 장애인을 범죄자 취급하는 일들이 이번 한 번의 해프닝으로 끝날 것 같지 않아서 걱정이라는 것이다.

휠체어 장애인을 제압하는 방식도 참으로 우려스럽다. 대통령을 보호하는 것이 경호실의 절대적 임무라고 하지만, 대통령의 품위를 지키고 국민의 인권을 지키는 것 또한 경호실의 임무이다.

펼침막이 대통령의 안위를 위협하는 것도 아니고, 휠체어 장애인이 대통령에게 신체적 위협을 가할 수 있는 한계가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그토록 우악스럽게 펼침막을 빼앗고, 제압해야 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경호원들이 휠체어 장애인의 주변을 둘러싸고 대통령 주변에 투명판 등을 설치하는 등 인권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품위 있게 대통령을 경호할 수는 없는 것일까.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인권 낙제점 경호시연을 기획한 책임자를 단호하게 징계하라. 장애인과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대통령의 인권의식역시 낙제라는 것을 스스로 자인하는 일이 될 것이다. 그리고 공부좀 하시라. 인류가 가꾸어 온 최고의 가치는 바로 ‘인권’이라는 것부터.

2008년 9월 9일

진보신당 대변인 신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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