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개발원! 개혁의 고삐를 당겨라

본질은 인적쇄신 그리고 전면적인 발전 방향과 플랜 수립

지난 9월 1일, 2011년 8월까지 한국장애인개발원(이하 개발원)을 이끌 이용흥 원장 체제가 우여곡절 끝에 출범하였다. 그런 만큼 장애인개발원이 진정 올바른 장애인정책 전문개발원으로 환골탈태하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이용흥 신임 원장이 강력한 개혁 의지를 갖고 개발원을 이끌어 주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그럼에도 우려스러운 것은 개발원 조직과 인적 혁신, 정책연구 기능 강화, 방만한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 이사진 선임, 장애인당사자 의사결정참여 구조 마련 등 산적한 난제들이 신임 이용흥 원장을 도처에서 기다리고 있어 상황은 녹록치 않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이용흥 원장이 개혁 드라이브에 늑장을 부리거나, 기존 운영방식을 답습한다면 우리 장애인개발원바로잡기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이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개발원 이용흥호(號)가 추진해야 할 지상과제는 새로운 정체성 확립과 혁신적 변화로 요약된다. 살을 도려내는 심정으로 장애인개발원의 구태와 악습을 청산해야 하며 우리나라 장애인 정책의 미래를 설계하고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할 것을 다시 한 번 강력하게 촉구하는 바이다.

장애계는 개발원의 의사결정 구조를 장악한 전문가나 이사보다

이를 방관하고 보신에만 혈안이 된 임직원을 더 증오한다.

첫째, 최악의 개발원 사태를 수수방관하며 개발원의 위상을 추락시킨 장본인인 사무총장과 진흥회 시대부터 장애인체육업무에만 종사하던 각 부처 부․국장들은 용퇴해야 한다. 이들은 오로지 자리보전에 목을 매어, 복지부동과 아무런 정책생산능력이나 비전 등을 내놓지 못하는 한심한 작태를 보임으로써 개발원이 장애계의 불신을 받는 결정적인 이유가 되었다. 따라서 개발원이 장애계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사무총장을 비롯한 전 직원에 대한 업무능력 재평가 등을 통해 부적합 인물들을 과감히 솎아내는 읍참마속의 결단을 보여줘야 한다. 개발원 개혁은 단순히 선언적 주장으로 이루지지 않는다. 개혁의 시작은 인적쇄신의 실천에서 비롯되어야 함을, 장애체육 당사자들이 대리인들로부터 장애인체육의 주도권을 회수한 ‘장애인체육 업무의 문화관광부 이전’의 교훈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

둘째, '개발원 발전과 올바른 역할 모색을 위한 TFT'를 결성하여, 장애인당사자들이 직접 참여하여 만들어 가는 새로운 장애인개발원으로서의 위상을 확립해 나가야 할 것이다. 개발원에 ‘장애인이 보이지 않는다’는 장애계의 자조 섞인 푸념을 명심하기 바란다.

셋째, 현재의 이사진은 장애인복지진흥회 당시의 이사들이거나 그들의 추천 등으로 임명된 인사가 대부분이다. 이들은 일련의 개발원 사태를 묵인 혹은 직간접적으로 협조했거나 방조했다는 혐의에서 자유롭지 못한 인사들로 개발원 개혁을 반대해 왔다. 따라서 개발원 개혁에 박차를 가할 수 있도록 장애계를 대표할 수 있는 인사들을 과반수로 한 전격적인 개편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넷째, 장애인개발원에 대한 명칭을 장애인정책개발원으로 변경하고 방만한 조직과 운영시스템에 대한 종합적인 점검과 개편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장애인개발원은 장애인과 함께 전진해야 한다.

좌고우면하거나 시간을 지체할수록 기득권 세력의 안위를 유지하기 위한 빌미만 제공할 뿐이다. 아마도 이들 세력의 본령은 ‘밥벌이 타령’일게다. 그동안 장애인정책 개발은 이들 기득권 인사들의 보신주의로 장애계의 바람과는 거꾸로 가기 일쑤였다. 개발원에 대한 적대심이 장애계 전반에 걸쳐 부글부글 끓는 작금의 상황은 아직도 “장애인을 상품화한다”는 비관적 진단에서 비롯되었음을 주지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개발원이 전면적인 개혁을 차일피일 미룬다면 공대위는 모든 역량을 결집하여 장애인개발원을 바로잡기 위한 운동과 투쟁을 재가동 할 것임을 분명히 밝혀 둔다. 이러한 공대위의 의지는 설사 격화된 갈등으로 장애인개발원이 문을 닫는 상황이 초래된다고 하더라도 결코 꺾이지 않을 것이다. 개혁없는 개발원의 존재 가치는 엄청난 장애복지예산만 먹어 치우는 덩치 큰 공룡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며 장애계는 이런 괴물은 결코 원치 않기 때문이다. 장애계 모두가 염원하는 ‘장애인개발원’의 진정한 위상과 가치는 장애인의 피곤한 일상을 이해하며, 장애인들의 척박한 삶을 개선하고 나아가 인간다운 생활을 위한 장애인복지 정책 개발을 주도하는 기관일 때 비로소 드러나는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전문가나 일부 장애인 명망가들은 ‘장애인복지의 예산 따먹기’ ‘일신의 영달’ ‘밥그릇 싸움’ 타령의 미혹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길 바란다.

먼저 읽고 외운 알량한 선진 장애인 복지 이론들을 전가의 보도인양 앵무새처럼 읊조리는 그들의 허황함은 한낱 실천력이 결여된 ‘뻔뻔한 용감성’으로 밖에 보이지 않을 뿐이다. 지나치게 과장되고 미화된 장애계에서의 그들의 위상과, 그들이 틀어쥔 ‘권력의 장벽’을 넘어서는 실마리는 인간다운 삶을 자신들의 손으로 찾고자 노심초사하는 모든 장애인들의 애끓는 희망과 실천의지에 있다.

2008년 9월 3일

장애인개발원바로잡기 공동대책위원회(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한국지체장애인협회, 한국장애인인권포럼, 한국D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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