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장애인의 인권실태조사와 약물투약지침을 마련하라!!

정부와 시설의 합작으로 죽음에 이른 재호의 전철을 되풀이하지 말라!!

2008년 5월 6일, MBC 에서 ‘경주푸른마을’에서 생활하던 장애 어린이가 약물중독으로 추정되는 죽음을 당하게 된 경위를 보도한 바 있다.

2003년 경 부모의 가정 형편이 어려워 박재호(15)세 군이 '푸른마을'에 입소한 이후 2007년 10월말~11월초 재호가 걸음을 걷지 못할 정도로 평소 다니던 경희학교에 등교하자, 학교 측은 곧바로 시설에 전화해서 병원에 입원시킬 것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재호는 2007년 11월 6일~12월 13일까지 시설에 방치되다가 부산장림병원 정신병동 1차 입원하였고, 2007년 12월 28일~2008년 1월 14일 부산장림병원 정신병동 2차 입원. 2008년 1월 14일~2월 5일 부곡온천병원 입원하였으나 결국 2008년 2월 5일 오전 8시 10분 호흡부전으로 사망하였다. 부모가 연락을 받은 것은 2008년 2월 4일 밤 9시 30분경으로 입원을 거듭하는 가운데도 부모는 상황을 연락조차 받지 못하였고, 시설에서는 오히려 자주 찾아오지 않았다고 부모 탓을 하였다.

경상북도 경주시 내남면 오지마을에 위치한 ‘경주푸른마을’은 2004년 9월 8일에 개원한 중증장애인 요양시설로 운영자인 ‘사회복지법인 민재’의 원장은 문영자(59세)씨는 부산정신지체장애인애호협회 회장 출신이다.

조사결과 시설 내에서 생활지도원들의 폭행이 일상적이고, 거의 모든 생활인들의 문제를 약물을 복용시켜 해결하며, 32명의 직원들 가운데 사무실 근무자가 16명이나 되어 생활지도 교사가 부족하여 생활실 근무 직원들은 업무가 과중하고 스트레스가 심하였다. 그리고 정재훈(원장의 아들) 사무국장 부부와 문기태(원장의 조카) 실장 부부가 시설의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는 족벌 시설로, 생활인들의 통장에서 임의로 돈을 인출하여 시설 운영비 등에 사용하는 비리를 일삼고 있다.(가령, 조경수 식수 비용, 에어컨 설치 비용, 스키 캠프 비용 등)

입원 이후에도 재호는 계속 괴성을 지르고, 손이 저절로 떨리고, 울고, 벽에 머리를 부딪치는 등의 행동을 보였으며, 그 때마다 병원에서 조치한 것이라곤 근육이완제와 항정신성 의약품을 주사한 것이 전부였다. 입소 전 건강하고 이상 증세를 보이지 않던 아동의 이상 행동을 그저 약물에 의해 없애려하는 비도덕적인 안일함이 바로 이 시설에서 재호에게 행한 치료의 전부였다.

그 결과 약물중독으로 인하여 ‘반궁긴장’ 증세 즉, 등이 심하게 굽어 걸을 수 없고 몸이 쇠약해져 호흡곤란으로 사망한 것이다. 병원측에서는 가족의 참여 없이 입관을 하였으며, 서둘러 바로 화장하여 증거를 숨기기에만 급급하였다.

재호는 우리나라 복지 시스템이 만들어낸 가장 합법적인 방식으로 타살을 당한 것이다. 그러한 살인을 저지르도록 정부와 시설은 서로 합작하고 묵인하며 숨기는 것으로 일관하고 있다. 시설에서의 살인 행위와 비리, 폭행을 지적한 것이 1~2년 간의 문제가 아니요 그동안 방송과 언론, 지역사회 및 장애인단체에서 얼마나 많은 폭로와 비난이 있었는지 기억할 것이다. 도대체 언제까지 정부는 지원금만 주고 방조하고만 있을 것인가?

이제 우리는 보건복지가족부의 시설 입원자(폭행, 약물투약 상황 어린이 사망자 실태)에 대한 철저한 실태 파악을 요구한다. 적어도 18세 이하의 입소 기준을 엄격히 하고, 최대한 시설의 배치를 제한하는 내용을 장애인복지법에 삽입할 것을 요구한다. 장애인 시설에서의 약물투약에 대한 철저하고 안전한 기준을 마련하고, 2인 이상의 의사의 진단서 등 안전장치를 마련함을 요구한다.

존엄한 한 인간의 생을 함부로 하여 죽게 하는 행위가 이렇게 빈번함에도 복지 후진국으로서 한국 정부는 아무런 예방 조치도, 아무런 후속 처벌도 없이 의례 있을 수 있는 일로, 장애인은 원래 빨리 죽는 일로 덮고 스스로 면죄부를 주고 마는 행위는 더 이상 안된다.

시설의 전반적인 감시체제 부재와 아울러 행상을 하는 기초생활수급자 부모가 시설에 아이를 맡길 수밖에 없고, 결국 아이가 죽게 되어도 가슴만 쳐야 하는 현실을 개탄하는 바이다.

-사단법인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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