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방석호 이사 내정, 묵과할 일 아니다

지난 29일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방석호 교수(홍익대 법학과)를 통합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로 나서며 사퇴한 조상기 전 KBS 이사의 후임으로 내정했다. 방석호 이사 내정자는 사퇴한 조 전 이사의 잔여 임기일(2009. 8. 31)까지 KBS이사로 활동하게 된다. 방 내정자는 2006년 KBS 이사로 임명되었다가 정연주 KBS 사장의 재선임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하며 물러난 바 있다. 또한 지난 2월 방통위 상임위원 구성 시 한나라당에서 마지막까지 거명됐던 인물이기도 하다.

정권이 바뀌었으니 KBS 이사도 당연히 집권당의 몫이 늘어나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조 전이사의 후임 내정은 정권의 바뀐 문제와는 다른 것이다. 사퇴한 조 전이사의 경우 전 집권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현 통합민주당)의 추천으로 이사로 임명된 사람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조 전 이사의 잔여 임기를 채울 인사는 통합민주당이 추천한 사람으로 내정하여야 되고, 통합민주당은 방석호이사의 내정을 막았어야 했다. 하지만 통합민주당 보여준 태도는 민의를 대변하기를 바라는 국민들에게 허탈감만 안겨주었다. 더욱이 이번에 보여준 태도는 방송의 독립성을 지켜내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방통위의 상임위원회 인선에서 보여준 모습의 연장선이라는 점에 실망에 실망을 더한다.

통합민주당은 정치적인 이권에 따라 자신들의 권리를 포기할 수는 있지만, 국민들의 권리까지 짓밟을 권리는 없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 통합민주당이 진정으로 국민들에게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국민의 권리를 담보로 한 정지적인 야합이 아닌 국민들의 권리를 수호하기 위해서 온몸을 내던지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한나라당 또한 정권이 바뀌었다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사람을, 그것도 스스로 물러났던 사람으로 냉큼 내정한 것은 정치적으로 도리가 아니다. 한나라당과 정권은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음을 명심하라. 지난 총선에서 압승을 하였다고 모든 국민들이 한나라당에게 지지의 박수를 보낸 것이 아니다. 총선에서 투표에 참여한 국민은 과반도 안 되는 46%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총선에 참여했지만 한나라당을 거부한 국민들과 총선에 참여하지 않았던 64%의 국민들이 두 눈 시퍼렇게 뜨고 한나라당과 현 정권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음을 한나라당과 정권은 가슴에 새겨야 할 것이다.

우리 장애인정보문화누리는 이번 방통위에서 선임된 방석호 이사의 내정에 강한 유감을 표시한다. 또한 방석호 이사의 선임을 신호탄으로 하여 KBS를 정권의 나팔수로 삼으려는 수순이 아니라는 것을 한나라당과 방통위는 국민들에게 공언할 것을 촉구한다. 그리고 우리 장애인정보문화누리가 주장해왔던, 국민의 권리를 짓밟는 공영방송의 민영화나 방송과 통신의 공공성 훼손 정책에 대하여 반대의 뜻을 분명히 밝히며, 한나라당과 방통위의 이러한 움직임에 맞서 싸워 나갈 것이다.

2008. 5. 2.

장애인정보문화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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