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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연극이 끝나고 난 뒤, 어둠에 갇힌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

[논평] 전국장애인부모연대(8월 19일)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2-08-19 14:24:08
지난 8월 18일 윤석열 대통령은 도어스테핑에서 “집결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분들을 국가가 적극적으로 찾아가 공정한 기회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게 우리 정부의 국정철학”이라고 언급하며 “오늘 오후에 발달장애인과 그들을 도와주시는 분, 부모님들을 찾아뵙고 그분들에 대한 정책에 반영할 부분은 없는지 현장을 살피는 일정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윤석열 정부 인수위원회부터 전국 부모님들 556명 삭발, 15일 단식농성, 사회적 참사 가족 추모 49재 등 수차례, 수십 차례 언론과 정부, 국회를 향해 이야기하였다. 윤석열 인수위원회나 정부는 우리의 이야기 귀 기울려고 하지 않았다.

올 한해 언론을 통해 보도된 부모 혹은 가족이 발달장애인을 살해하거나 부모만 자살한 사건만 9건이며, 지난 8월 8일 수도권 집중호우로 목숨을 빼앗긴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이 4명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그동안 연이은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죽음을 철저히 외면하였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8일 정부의 무책임으로 희생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에게 어떤 사과도 없이 그 현장을 관람만 하였다. 이러한 윤석열 대통령을 지켜보며 좌절하고 분노하였던 25만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에게 어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은 한줄기 미세한 희망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자신이 말한 것을 실행하는 듯 서울 모처에 있는 장애인복지관을 방문했다. 그리고 부모들을 만나 어려운 점을 듣는 자리를 만들었다고 한다. 간담회 내용을 정부가 발표하지 않아 우리는 어떤 내용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다만, 추측건대 발달장애 자녀의 부모들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낮시간 서비스, 돌봄(활동지원)서비스, 주거서비스 그리고 부모 사후 지원서비스 등 우리 사회 열악한 발달장애인지원체계를 이야기하며 호소했을 것이다.

그리고 25만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은 윤석열 대통령이 “어려운 경제 상황일수록 공공부문의 허리띠를 졸라매서 사회적 약자를 더욱 두텁게 지원하는 데 쓸 것이며, 구체적으로 발달장애인 주간활동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발달장애인 돌봄 체계를 강화하고 앞으로의 추진 상황도 꼼꼼하게 챙기겠다”라는 발언에 미세한 희망을 가졌을 것이다.

하지만 하루 밤사이에 그 희망은 절망으로 변해버렸다. 8월 19일 자 ‘보건복지부 새 정부 업무계획 보고’를 보면 윤석열 정부는 발달장애인을 지원하기 위해 크게 3가지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1. 최중증 발달장애인 24시간 돌봄(22년~ 시범사업), 2. 활동지원서비스 대상 확대(22년 13 → 23년 14만 명), 3. 개인예산제 단계적 도입이 그 정책이다.

최중증 발달장애인 24시간 돌봄은 처음 들으면 부모는 발달장애 자녀를 더 이상 감옥 같은 거주시설에 보내지 않고 지역사회에 함께 살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과연 우리사회 최중증 발달장애인은 누구인가? 현재 우리사회에는 ‘최중증’ 발달장애에 대한 명확한 개념 정의가 없다.

정부가 2020년 장애인실태조사를 통해 발표한 하루하루 살아가기 위해 거의 대부분의 지원(24시간 지원)이 필요한 지적장애인 37.9%, 자폐성 장애인 18.6%를 말하고 있는 것인가. 결코 아니다. 현재 광주에서 시범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도전적 행동이 심한 발달장애인 약간 명을 지원하는 사업을 말하는 것이다.

대상자 수를 확대하겠다는 활동지원서비스는 이용 대상자 수가 문제가 아니다. 활동지원서비스를 받기 위해 발달장애인이 받아야 하는 종합조사표가 발달장애 특성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아서 종합조사표로 개편 이후 2021년 6월 현재 활동지원서비스 최대 시간인 하루 16시간을 받고 있는 발달장애인은 단 1명에 불과하다.

정부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물고 발달장애인이 필요한 서비스만큼 금액으로 지원해 발달장애인이 필요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개인별예산제 역시 허울뿐인 정책이다. 앞서 언급했던 활동지원서비스의 경우 발달장애인의 필요에 턱없이 부족한 시간을 제공해주고 있다.

이는 비단 활동지원서비스만의 문제는 아니다. 현재 발달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대표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방문한 장애인복지관도 그 서비스를 이용하려고 대기하는 사람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발달장애인에 적은 돈을 주고 서비스를 이용하라고 한들 어찌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 있겠는가.

또다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은 좌절하고, 부모는 발달장애 자녀보다 하루만 더 살기를 눈물로 기원해야 한다. 더 이상 발달장애 자녀를 지원할 수 없어서 감옥 같은 거주시설로 보냈던 부모는 시설이 폐쇄될까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또 다른 부모는 사랑하는 발달장애 자녀를 더 이상 지원할 수 없어서 살해하고 자살하는 극단적 선택을 하도록 내몰릴 수밖에 없다.

이 정부가 지난 18일 윤석열 대통령이 도어스테핑에서 말한 국정철학을 가지고 있다면, 윤석열 대통령은 어제 장애인복지관이 아니라 이번 집중호우에 안타깝게 목숨을 빼앗긴 가족을 찾아가 사죄했어야 한다. 그보다 먼저 반복되었던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죽음을 추모했던 분향소에 찾아와 사죄했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만났던 발달장애 자녀가 있는 부모들의 호소에 귀를 기울였다면 그에 맞는 대책을 내놓았어야 한다.

자신이 대통령임을 망각하고 무대 위에서 연기만 하는 윤석열 대통령, 그의 연극이 끝나고 난 뒤 25만의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은 다시 절망의 어둠에 갇히고 있다.

이에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 앞에서 연기하고 생색만 내며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을 죽음의 벼랑으로 내몰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을 강력히 규탄하고 대통령으로서 본분을 다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며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2022년 8월 19일
전국장애인부모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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