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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수어의 날을 맞아 수어가 ‘모두를 위한 언어’로서 자리 잡길 바란다

[논평]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9월 23일)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0-09-23 15:43:29
오늘(9월 23일)은 “세계 수어의 날(International Day of Sign Language)이다. 세계 수어의 날은 2017년에 국제장애인권리협약(CRPD)을 실천하기 위하여 국제연합(UN)에 의해 지정되었다.

세계농아인연맹(WFD)에 따르면, 국제적으로 7200만 여명의 농인이 있다. 그 가운데 80%이상이 개발도상국에 있는 등 열악한 삶을 살고 있다. 세계적으로 300개가 넘는 수어가 있지만 보편적인 언어로 지위를 갖지 못한 경우도 많다. 그래서 UN은 2018년 농인 인권의 완전한 실현과 수어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하여 9월 23일을 세계 수화의 날로 지정한 것이다.

세계 수어의 날을 기점으로 행사들을 하고 있다. 1주일 동안 전 세계의 지도자들을 중심으로 챌린지(#GlobalLeadersChallenge)도 하고 있다. 수어의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서이다. 한국에서도 SNS(페이스북 등)에서 수어축하 메시지 보내기 릴레이를 하고 있다.

올해 수어의 날 주제는 “Sign Languages are for Everyone!”(수어는 모두를 위한 언어)이다. 코로나19로 높아지기 시작한 우리나라 수어에 어울리는 주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수어가 모두를 위한 언어가 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할 것들이 많다.

한국의 농교육은 100년이 넘지만, 긴 역사에 어울리지 않게 정체성을 잃고 방황하고 있다. 수어 중심의 교육은 자포자기이고, 농학생과 농부모들의 아우성만 들릴 뿐이다.

일상생활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수어의 정책이 확대되고 있지만 수어통역 서비스는 여전히 부족하다. 제공되는 서비스도 공급자 중심이다. 공공기관의 주요 정보를 수어자료로 전환하는 일은 손도 못 대고 있다. 코로나19로 수어통역이 확대만큼 일상에서의 지원이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즉, 모두의 언어로서 ‘수어’이기 위해서 먼저 해야 할 일은 농인에 대한 지원 확대이다. 이와 함께 “한국수화언어법”에 명시된 ‘한국어와 동등한 언어’라는 문구의 실효성을 위한 일들도 해야 한다. 농인에 대한 조기 수어교육을 비롯하여 청인에 대한 인식개선과 교육이 있어야 한다.

정부 정책도 바뀌어야 한다.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방식이 아닌 농인의 욕구를 점검하고 맞추어가는 방향으로 말이다. 그리고 모든 정책에 수어가 녹아들 수 있도록 인지 정책도 나와야 한다.

코로나19로 우리는 ‘K-방역’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코로나19 브리핑 수어통역, 지상파방송의 메인뉴스 수어통역 등으로 ‘K-수어통역’이라는 이름도 얻었다. 수어통역이 다른 나라에 비하여 앞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K-수어통역’이 되기 위해서, 우리 모두를 위한 언어가 되기 위해서는 보편성과 개별성에 다른 정책이 있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일반국민에 대한 수어의 인식개선과 보편적인 접근 환경 마련이 만들어져야 한다. 수어에 대한 자유로운 선택 환경과 수어중심 교육의 정립, 농인 개인에 맞춘 맞춤서비스도 본격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이는 세 번째로 맞는 세계 수어의 날이 우리에게, 우리나라 정부에 주는 과제이기도 하다.

2020년 9월 23일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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