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12월 10일 저녁 9시경, 그동안 파행을 거듭하며 2020년도 정부예산안 처리 법정시안(12월 2일)을 훨씬 넘긴 국회에서, 2020년도 정부 예산안이 급하게 통과되었다.

이날 통과된 예산은 2019년도 본예산 469조 6천억원보다 9.1% 증액된 512조 3천억원으로 ‘슈퍼 예산’으로 평가되지만 발달장애 국가책임제를 위한 예산은 주간활동서비스 제공시간 하루 평균 4시간에서 4.6시간으로 증가한 것 외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여전히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삶은 풍전등화(風前燈火)에서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

지난 2018년 9월 정부의 ‘발달장애인 생애주기별 종합대책’ 발표 그리고 2019년도 주간활동서비스 본 사업 시행 등은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에게는 작은 희망의 불빛이었다.

하지만 낮 시간동안 주간보호시설, 복지관 이용 등 어떤 서비스 지원도 받지 못하는 발달장애인 약7만 8천명 중 3.2%인 2,500명만 지원대상자로 선정, 주간활동서비스 제공시간은 하루 낮 시간 8시간이 아닌 평균 4시간만 보장 등 주간활동서비스의 파행적 운영은 작은 희망의 불씨마저 짓밟았으며,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을 다시 거리로 나서게 하였고, 지난 1년 동안 거리를 행진하며, 때론 정부청사 기습농성을 진행하며 ‘진짜’발달장애 국가책임제를 촉구하였다.

지난 2019년 10월, 11월 국회 국감감사 등에서 제기된 주간활동서비스의 지원대상, 제공시간 등의 문제는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에게 짓밟힌 희망의 불씨에 숨을 불어넣어 주었고, 지난 2019년 12월 9일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2020년도에는 발달장애인의 주간활동서비스 8시간만이라도 보장되길 염원하며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은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장장 3시간 농성을 진행하며 눈물로 호소하였다.

하지만 어제 통과된 예산에는 그동안 국회에서도 문제제기하였던 발달장애인 주간활동서비스 8시간 보장은 반영되지 못한 채, 기획재정부의 발달장애인이 필요로 하는 주간활동서비스 시간 조사가 필요하단 말도 안되는 논리에 기존 하루 평균 4시간에서 0.6시간 증가한 4.6시간 보장으로 통과되었다. 그리고 발달장애인에게 필요한 주간활동시간이 몇 시간인지 파악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겠다고 3억원의 예산을 별도로 책정하였다.

지난 1년 동안 거리를 행진하며, 정부청사를 점거하며, 때론 노숙 농성을 하며 발달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한 기본적인 서비스가 주간활동서비스임을, 그리고 최대 8시간이 보장되어야 함을 피눈물로 호소를 하였건만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피눈물어린 호소는 무시한 채 다시 연구를 진행하겠다는 것은 무슨 말인가.

우리는 장애등급제 폐지를 위해 연구한 ‘서비스지원종합조사’ 관련 연구에서도 분명히 보았다. 정부 주도의 연구가 장애인의 필요를 반영하기 보다는 정해진 예산에 맞추어 그 결과를 도출하는 것을. 얼마나 더 많은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죽음으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필요를 증명해야 더 이상 예산에 맞춰진 가짜 연구조사가 필요하단 이야기를 하지 않을 것인가.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피눈물어린 호소를 무시한 정부와 국회의 모습에 개탄할 수밖에 없으며, 다시는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삶이 풍전등화로 내몰리지 않도록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더욱 가열차게 투쟁할 것이다.

2019년 12월 11일

전국장애인부모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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