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한계는 세계의 한계다.” 언어철학자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1889~1951)의 말이다. 한 인간이 사용하는 언어는 그 만큼의 세계가 반영된다는 의미이다.

오늘(7일) 한 정치인이 듣기 거북한 말을 내뱉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 자리에서 언쟁이 오가는 과정에 여상규 위원장(자유한국당)이 “웃기고 앉아 있네. 진짜 ‘병신’ 같은 게”라는 말을 뱉은 것이다. 화가 나면 언성을 높일 수 있다. 그럼에도 “병신”이라는 말을 사용하면 안 된다.

과거 “병신”은 ‘(심각한)병이 든 상태’를 이르는 말이었다. 그 말속에 ‘기피의 대상’ 혹은 ‘불쌍한 사람’의 의미가 들어 있었다. 이러한 의미에 기대어 장애인을 “병신” 즉 병이 든 사람의 대표집단으로 사용해왔다. 장애인들은 이러한 이유로 이 용어에 민감하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병신”아라는 용어도 사라지고 있다. 차별어로 분류되었기 때문이다. 쓰면 안 되는 용어가 되었다. 그래서 정치인이라면 더 더욱 더 사용하면 안 되는 용어이다.

앞서 말한 비트겐슈타인의 말을 비틀어보자. 그 말을 비틀면 ‘언어의 천박함은 인격의 천박함’이라고 할까. 언어를 통하여 사고나 가치관이 드러나므로, 사용되는 언어에 따라 그 사람의 인격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얼마 전 야당 대표가 장애인 비하용어를 사용한 바 있다. 장애인단체에서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사과를 하지 많았다. 그리고 장애인들이 비난하거나 말거나 정치인들이 장애인에 대한 비하용어를 심심치 않게 사용하고 있다.

장애인의 복지는 예산 증대나 법 개정에만 있지 않다. 인식이 받쳐주지 못하면 진정한 장애인복지가 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정치인들이 ‘말조심’을 해야 한다. 정치인들이 장애인에 대한 순화된 말을 사용할 때 국민들의 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인식도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2019년 10월 7일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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